“국내외에서 될성부른 기업들을 발굴해 유치하고 이제 막 성장을 시작한 아시아 증시를 선점하는 일은 미래를 위해 꼭 해야 합니다.”
장석제 한국상장사협의회 자문위원회 회장(85·사진)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60년을 맞은 한국 자본시장이 세계를 무대로 발돋움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장 회장은 한국 자본시장 60년의 산증인이다. 그는 1956년 3월 처음 문을 연 대한거래소에 합류한 ‘거래소 1기’ 직원이다. 거래소에서 20년을 근무하고 한신 태평 신흥증권 사장을 거쳐 1990년대 영진투자자문 사장, 새한투자자문 회장을 지냈다.
그는 자본시장에서 일하면서 가장 아찔했던 순간으로 1997년 말 외환위기를 꼽았다. 장 회장은 “다행히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이 모여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며 “위기 상황에서 문제 있는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정리됐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시장의 질서가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자본시장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원로지만 요즘처럼 급변하는 국내외 금융시장의 상황을 보면 마음을 졸일 때가 많다.
“한국 경제가 발전하면서 증시 규모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습니다. 하지만 외국 기업 유치와 아시아 증권시장 진출을 서두르지 않는다면 발전은커녕 한계에 부딪힐 겁니다.”
장 회장은 환갑을 맞은 한국 증시의 성장 정체를 우려하고 해법도 제시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외국 기업의 상장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국내 증시도 살아나고 더 큰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는 베트남과 라오스의 예를 들며 자본시장이 막 형성되고 있는 아시아 국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과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확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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