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中경기 침체로 수출부진 지속…삼성전자-현대차가 버팀목 역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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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2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 수 감소세(-12.2%)를 보이면서 구조적인 장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장기침체로 간다면 정부가 올해 목표로 하고 있는 3.1% 성장도 사실상 물건너 간다.

정부는 1월(-18.8%)보다 수출 감소폭이 둔화된 것에 위안을 삼고 있다. 컴퓨터(6.1%), 무선통신기기(2.8%), 일반기계(2.4%) 등의 수출이 1월 마이너스 실적에서 2월 증가세로 전환된 것이다. 이인호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PC교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컴퓨터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섰고,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7 등 신제품 생산 효과로 무선통신기기 분야 수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모두 국내 업체의 해외 생산기지로의 수출일 뿐, 실제 해외 시장으로의 수출이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선 삼성전자가 새로 내놓는 갤럭시S7 생산으로 베트남 공장으로의 휴대폰 부품 수출이 늘었다. 이에 따라 1월 -8.2%로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한 베트남으로의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17.9% 늘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일반기계 수출 증가는 현대차가 짓고 있는 중국 창저우 공장으로의 공작기계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삼성전자-현대차가 그나마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해준 것이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한국 수출의 기초체력이 약하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 창저우 공장이 올 11월 준공되고 갤S7 출시효과가 사라지면 수출은 다시 추락할 수 있다.

이런 일시적인 요인을 제외하면 여전히 주력품목 수출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무엇보다 저유가 영향이 크다. 선박(-46.0%)을 비롯해 석유제품(-26.9%) 등은 큰 폭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선박의 경우 약 2년 전에 수주가 되는 만큼 2014년 이후 발주량이 꾸준히 줄면서 2월 수출액도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1월에 비해서는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 감소폭이 줄었지만 저유가와 중국 경기 침체 등으로 악화된 교역조건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아 당분간 수출 부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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