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과 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가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이 몰리는 설 연휴를 앞두고 1일부터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부가세 즉시 환급에 나선다. 정부가 1월 초 ‘사후면세점 즉시 환급’ 제도를 발표한 이후 현장 혼란이 계속된 지 한 달 만이다.
롯데와 신세계, 현대 등 주요 백화점들은 “1일부터 각 백화점 본점을 시작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즉시 면세 제도를 시행한다”고 31일 밝혔다. 부가세 즉시 환급은 외국인 고객이 매장에서 3만∼20만 원짜리 상품(1인당 100만 원 한도)을 살 때 현장에서 10% 부가세를 빼고 결제하는 제도다. 이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는 일단 전체 금액을 결제한 뒤 공항에서 부가세를 되돌려 받아야 했다.
각 백화점은 7일부터 시작되는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 기간에 유커가 많이 유입될 것에 대비해 현장 환급 시스템을 갖췄다. 본점에서 우선 실시한 뒤 외국인 방문 비율이 높은 다른 점포까지 추후 확대할 예정이다.
대형마트도 부가세 즉시 환급을 도입한다. 이마트는 1일 청계천점, 롯데마트는 5일 서울역점을 시작으로 점포를 확대한다. 3, 4월이 되면 전체 점포에서 부가세 즉시 환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입법 개정을 통해 올해부터 외국인 즉시 환급제를 시행했다. 하지만 관련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1월 내내 유통 현장에서는 “아직 현장 환급이 안 된다”는 내용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알려야 했다.
한편 2월을 맞아 유커를 대상으로 한 유통업계 마케팅이 강화됐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중구 명동에 쇼핑 안내센터를 설치하고 중국인 선호 브랜드 260여 개를 10∼30% 할인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은 150여 개 브랜드를 10∼30% 할인 판매하며, 현대백화점도 할인과 함께 외국인 고객에게 복주머니와 윷놀이 세트 등을 증정하는 행사를 연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 춘제 때는 외국인 즉시 환급 제도가 도입돼 중국인 관광객들의 씀씀이도 더 커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각 유통업계 역시 사활을 걸고 관광객 유치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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