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job談]대학 1,2학년에게도 인턴경험 쌓을 기회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청년드림]

강정규·청년드림센터 통신원
강정규·청년드림센터 통신원
기업 대부분은 대학교 3, 4학년들에게만 인턴 지원 자격을 부여한다. 실제로 특별한 지원 요건을 내걸지 않더라도 사실상 졸업반 수준의 학생들만 뽑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국의 경우는 어떨까. 영국에선 대학교 1, 2학년들이 주로 봄방학 동안 기업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직업 체험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다. 학년과 상관없이 기업이 제공하는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할 기회도 얻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은 상아탑에서 막연히 스케치한 자신의 미래에 경험이란 색을 입힌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또 어떤 분야에 소질이 있는지를 일찌감치 구체적으로 점검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학생들은 졸업할 때쯤이면 소신 있게 자신이 원하는 직업이나 분야에 도전할 수 있는 확신을 갖게 된다.

이웃 나라 일본의 대학생들도 신입생 시절만 거치면 각종 인턴십에 지원할 기회가 열려 있다. 호주엔 아예 산학협력으로 학교와 지역 기업 등이 결합한 인턴십 프로그램도 많다.

최근 한 온라인 취업 사이트 설문에 따르면 신입사원 10명 가운데 4명은 입사한 지 1년 안에 퇴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청년이 책상에서만 자신의 적성을 고려하고 직무를 공부한다. 막상 취업을 하고 나선 ‘이 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으로 그만두는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러다 보니 청년은 청년대로 시간 낭비에 노력 낭비다. 기업은 기업대로 신입사원을 뽑는 데 들인 비용과 정성으로 인해 손실이 크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서 청년실업률은 11.1%로 외환위기 이후 15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불황 탓으로 치부할 수 없는 결과다. 신입사원이 기업이 원하는 직무 역량을 갖추지 못했거나, 신입사원의 적성과 직무의 성격이 달라 발생한 ‘미스 매치’의 영향도 크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기업들은 대학생들에게 저학년 때부터 다양한 진로탐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자신만의 이력을 완성시킬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 상아탑이 취업의 장이냐는 비판은 이유가 될 수 없다.

물론 대학 교육을 취업에만 연계해 보는 건 학문 탐구에 방해가 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둘을 별개로 인식하는 건 현실과 동떨어진 대안 없는 사고에 불과하다. 1, 2학년 때는 기술 위주가 아닌 취업 역량을 길러주는 식으로 대학 교육과 진로에 대한 탐구를 조화시키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한편으론 학생들의 인식 변화도 반드시 필요하다. 인턴십에 대한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대부분의 대학생은 인턴십을 ‘스펙 쌓기용’으로 생각한다. 직무 적성을 파악하고 검증하기 위한 소중한 기회가 아닌, 이력서를 채우는 교외 활동쯤으로 여긴다. 무조건 채용만 고려하는 ‘묻지 마 인턴 지원’의 자세도 문제다. 채용에 도움이 되거나 채용 가능성이 높은 인턴십만 고려하다 보면 실제 채용이 되고서도 그만둘 가능성이 크다.

강정규·청년드림센터 통신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