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소비 침체로 고전 중인 국내 백화점들이 다음 달 3일부터 봄 정기 세일에 들어간다. 봄 정기 세일은 원래 여름이나 겨울 세일에 비해 참여 브랜드 수가 적고 할인율도 높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올해는 백화점들이 최대 10억 원어치의 상품권을 주거나 할인율이 높은 자체 기획전을 여는 등 매출 확대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금리 인하나 따뜻한 날씨 등의 외부환경 변화에도 소비자들의 지갑은 꼼짝 않고 얼어 있다”며 “오직 할인 행사장에만 사람이 일부 몰리고 있기 때문에 이번 봄 정기 세일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 10억 원 경품 나왔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봄 정기 세일을 맞아 최대 10억 원 상품권 증정을 내건 경품 행사를 연다고 29일 밝혔다. 내달 3∼19일까지 고객이 경품 행사에 1회 응모할 때마다 1000원씩 적립된다. 적립금 한도는 최대 10억 원이다.
롯데백화점은 4월 29일 추첨을 통해 1등에게는 적립금 전액(최대 10억 원), 2등에게는 적립금의 10%(최대 1억 원), 3등에게는 적립금의 1%(최대 1000만 원)에 해당하는 롯데상품권을 증정할 예정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보통 100만 명 이상이 경품 행사에 참여하기 때문에 총 적립금 10억 원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또 ‘띠어리’ ‘DKNY’ 등 수입 브랜드 80여 개의 매장에서 물건을 사는 고객에게 구매 금액대별로 상품권이나 사은품을 주는 행사도 진행한다. 이들 브랜드가 봄에는 정기 세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가격 할인 대신 상품권 증정 행사로 고객들을 끌겠다는 전략이다.
이완신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 전무는 “올해도 경기 불황이 지속되고 있어 응모 고객이 늘수록 당첨금액이 커지는 재미있는 경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 테마형 할인전 봇물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기획전’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골프, 인테리어용품, 패션 등 상품 주제별로 재고 창고를 열어 파격 할인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백화점들이 봄을 맞아 공을 들이고 있는 대표적 분야는 골프용품이다. 봄을 맞아 골프장으로 나서는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 준비가 돼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다음 달 10∼16일 서울 무역센터점에서 50억 원 규모의 ‘프리미엄 골프 대전’을 연다. ‘파리게이츠’ ‘쉐르보’ 등 10여 개 골프 브랜드가 참여해 이월 상품을 30∼70% 싸게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은 다음 달 3∼12일 전 점포에 있는 골프 전문관에서 ‘신세계 스프링 골프 페어’를 연다. 고급 골프 브랜드 ‘마제스티’의 ‘서브라임’ 클럽을 정가보다 약 20% 할인해 판다.
봄맞이 이사 및 혼수고객을 위한 그릇, 가정용품, 인테리어 용품을 싸게 파는 행사도 눈에 띈다. 현대백화점 서울 목동점은 다음 달 3∼5일 ‘봄맞이 인테리어 제안전’을 열고 ‘포트메리온’ ‘로얄코펜하겐’ ‘르크루제’ 등의 인기 주방용품을 20∼50% 할인해 판다.
신세계백화점은 고급 생활용품 및 가구 수입업체 ‘하농’과 손잡고 3∼16일 서울 본점에서 ‘하농 라이프 대전’을 연다. 프랑스 주방가구 브랜드 ‘라꼬르뉴’와 그리스의 천연소재 매트리스 브랜드 ‘코코맡’의 다양한 제품군과 인테리어 노하우를 선보일 계획이다.
홍정표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봄 정기 세일은 연중 세일 참여 브랜드 수가 가장 적지만, 이번에는 다양한 대형 행사를 전진 배치해 고객 모으기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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