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충북 단양에 있는 시멘트 생산기업 성신양회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본격적으로 가동한 폐열발전 설비를 통해 총 2만9500kW의 전력을 생산했다. 이 정도 전력이면 1만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 회사가 갖춘 폐열발전 시스템은 석회석 소성 공정에서 배출되는 350∼420도의 배출가스 폐열을 열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폐열회수보일러를 통해 증기를 생성한 후 그 열기로 터빈발전기를 가동해 전기를 생산해낸다. 또 생산된 전기를 한국전력에 송전하는 기술까지 갖췄다. 성신양회는 향후 4, 5년 이내에 폐열발전에 들어간 설비투자비 715억 원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 충북 오창산업단지에 위치한 삼성SDI 청주사업장은 히트펌프 시스템과 독자적인 에너지관리 정책 등을 통해 연간 22억 원의 에너지비용을 절감했다. 히트펌프란 공기·수열·지열·폐열원·해수열 등 사용하지 않는 저온의 열원에서 열을 흡수해 냉난방·급탕 및 공정용 고급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친환경 비연소식 에너지 시스템이다. 최근에는 겨울철 부담이 큰 시설원예농가의 유리온실 난방비를 줄여줄 에너지 절감 기술로도 주목받고 있다. 화석연료 사용을 억제해 온실가스를 크게 줄이는 동시에 생산원가도 최대 80% 절감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성신양회와 삼성SDI 청주사업장의 ‘에너지혁신’ 성공 이면에는 든든한 에너지관리 지원군이 있었다. 서울 구로구에 있는 에너지관리기술㈜(대표 심수섭·www.emtic.co.kr)이 그 주인공. 두 회사의 에너지 솔루션 작업을 맡아 환경보전과 원가절감에 일조한 기업이다.
2007년 1월 출범한 에너지관리기술은 산업체의 에너지절약 및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에너지 정밀 진단뿐 아니라 최적의 에너지시스템 구축 방안을 제시하는 ‘에너지 토털솔루션’ 기업이다.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에너지 혁신 시대를 견인해 왔다.
에너지관리기술은 에너지 진단 및 컨설팅 분야에서 ‘기술사관학교’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에너지관리공단(KEMCO)’에서 20년 이상 핵심 분야를 담당해 온 전문가 6명이 뭉쳐 설립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40여 명의 직원이 오랜 기간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에너지 절약 및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유능한 파트너를 자임한다.
심수섭 대표는 1970년대 중반부터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전문적 경험을 쌓아온 베테랑이다. 심 대표의 40년 가까운 에너지 분야 연구와 경험의 집합체인 에너지관리기술은 올해 매출 500억 원을 목표로 할 만큼 성장했다. 설립 이후 매년 20% 이상씩 고속성장했다. 세계무대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걸출한 에너지 기업을 배출한 비결은 역시 차별화된 기술과 서비스다. 특화된 에너지를 필두로 규모는 작더라도 시장을 쥐락펴락한다. 에너지관리기술의 주요 사업은 에너지 진단에서 시작해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사업, 그리고 친환경 에너지인 우드팰릿 공급까지 이어진다. 첫 단계인 에너지 진단부터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경영개선과 환경보전까지 ‘원스톱 에너지 서비스’를 제공해 현장 기업들의 만족도가 높다.
일반 건물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산업체, 원예농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2011, 2012년에는 완벽한 사업수행 능력으로 삼성에버랜드를 제치고 정부의 ESCO 투자사업 실적 1위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기도 했으며 지난 5년간 국내 평균 ESCO 사업실적 1∼2위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또한 국내 최초로 바닷물을 이용해 냉난방 및 급탕에 활용되는 해수열 히트펌프 시스템 개발에 성공해 특허등록을 마쳤다. 이 시스템은 기존 방식 대비 30∼50% 에너지 절감효과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에너지관리기술은 앞으로 국내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폐열발전 및 히트펌프 시스템 수출에도 눈을 돌려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전략적으로 신흥시장인 중국, 베트남, 필리핀 및 동남아시아 지역을 개척해 나갈 방침이다.
▼“사람을 위한 기술, 신뢰로 인정받을 것”▼
심수섭 대표 인터뷰
“부와 명예보다는 ‘사람, 기술과 신뢰’로 인정받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에너지 절약의 기본이자 출발점인 에너지 진단에서부터 고정금리 2.75%로 3년 거치, 7년 분할 상환조건으로 시설투자비를 정부가 지원해주는 ESCO 사업, 그리고 우드팰릿 수입 판매까지 통합솔루션을 제공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심수섭 대표는 1976년 에너지관리공단에 입사한 후 95년부터 3년 6개월간 기술이사를 지냈다. 이후 집단에너지사업본부장을 거쳐 99년부터 3년간 서울에너지㈜의 상무이사로 재직했다. 학계나 업계를 포함해 국내를 대표하는 에너지 전문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현재는 (사)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협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공단 재직 시절부터 자신이 가진 경험과 능력을 수요자에게 어떻게 하면 베풀 수 있을까 늘 고민했다. ‘비효율’이 판치던 시대, 보다 효율적으로 에너지관리 기술을 제시하고 싶다는 욕구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창업을 결심했다. 다른 사람이 못하는 분야를 개척하는 것이 에너지관리기술㈜의 ‘길’이라는 이야기다.
일반적인 기업은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지만 ‘기술’이 아닌 ‘긍지’를 팔았다. 재물을 좇기보다는 국가경제와 종사자들을 생각하는 배려가 깔려 있었다. 사람을 중시하고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한번 맺은 인연은 끝까지 간다는 신념으로 신뢰를 쌓았다. 에너지관리기술㈜이 설립 8년의 짧은 기간에 해당 분야의 ‘스몰 챔피언’으로 성장한 것도 바로 그의 열린 사고와 한결같은 신뢰경영의 결과다.
심 대표는 “능력을 갖춘 에너지관리 중소기업들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국부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자구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사용자 중심의 장단기 에너지 관리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나아가 중소기업과 연계하여 공동연구 개발 등을 실시하는 등의 실질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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