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변화 뒤쫓지 말고 고객 관점서 혁신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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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첫 임원 세미나서 당부 “보이지 않는 곳까지 감동 줘야”
소설가 복거일씨 외부강사로 초청

“혁신을 위한 혁신은 안 된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사진)이 “고객에서 출발한 혁신만이 선택받을 수 있다”며 ‘고객 눈높이에 맞춘 혁신’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LG트윈타워에서 LG그룹 임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올해 첫 임원 세미나에서 “변화의 현상만을 뒤쫓기보다는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LG그룹 임원 세미나는 매년 3월, 5월, 7월, 10월 등 분기마다 한 차례씩 열리는 정기 행사다. 구 회장은 임원 세미나에 빠짐없이 참석해 경영 지침을 밝혀 왔다. 대체로 5분이 채 안 걸리는 짧은 발언이지만 매번 그룹 안팎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방향을 제시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새로운 방법론 탐색(3월)’ ‘기본 지키기(5월)’ ‘내실 있는 성장(7월)’ ‘끈질긴 실행(10월)’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LG그룹 계열사의 한 임원은 “이번 임원 세미나 발언을 기업 간 제품·서비스 혁신 경쟁이 유례없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자칫 범할 수 있는 ‘공급자 관점의 혁신’에 경종을 울리는 지시로 받아들였다”고 해석했다.

구 회장은 ‘고객 관점의 혁신’을 이루는 방법으로 “남들이 보지 않는 부분까지 감동을 주는 세밀함”과 “기필코 이루어 내고야 마는 철저한 실행력”을 꼽았다.

임원 세미나 외부 강사로는 소설가 복거일 씨가 나섰다. 복 씨는 ‘인공지능의 진화’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사람의 뇌와 달리 물리적 제약이 없는 인공지능은 끊임없이 진화해 문명을 빠르게 발전시킬 것”이라며 “미래 사회의 모습을 상상하고 변화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의 발전을 중요한 요인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각 조직의 리더인 임원들에게 “관료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구성원들을 외부 지향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며 “새로운 변경(邊境)과 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복 씨는 혁신적 아이디어를 포상하는 ‘LG 오니솝터(Ornithopter) 상’을 제정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오니솝터는 1400년대에 활동한 이탈리아 과학자이자 미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하늘을 나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고안한 1인용 비행기 이름이다.

이날 임원 세미나에는 강유식 LG경영개발원 부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도 참석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구본무#LG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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