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산 와인값 최고 15% 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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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호주 FTA 12일부터 공식 발효

한국이 호주, 베트남 등 세계 주요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속속 마무리하면서 해당국에서 들여오는 주요 수입품의 가격이 잇따라 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호주산 쇠고기, 와인 등의 가격이 내릴 것으로 보이고 앞으로 베트남산 열대과일도 싸게 살 수 있게 된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한-호주 FTA가 12일 발효되면서 호주산 냉동 쇠고기에 붙는 관세가 이날부터 2.7%포인트 낮아진다.

내년에는 호주산 냉동 쇠고기에 붙는 관세가 추가로 2.7%포인트 인하되는 등 향후 15년간 40%의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내년까지 불과 3주일이 남은 것을 감안하면 한 달도 안 돼 관세가 5.4%포인트 낮아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 수입 쇠고기 시장을 놓고 호주산과 미국산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호주산 쇠고기의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점유율은 55.6%로 1위를 차지했고 미국산(34.8%)이 그 뒤를 이었다. 미국산 쇠고기는 2012년 3월 한미 FTA가 발효된 뒤 2년간 관세가 40%에서 32%로 낮아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수입 쇠고기 가격이 기대만큼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호주 현지의 쇠고기 값이 오르고 있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하면서 수입 가격 부담이 커져 FTA 관세 인하 효과가 상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호주축산공사(MLA)에 따르면 호주산 쇠고기 가격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인 ‘동부지역 어린 소 지표가격(EYCI)’은 11일에 kg당 3.65호주달러(약 3350원)로 1년 전보다 14.2% 올랐다. 가뭄 등으로 호주의 소 사육 마릿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주산 와인은 15%의 관세가 FTA 발효 즉시 철폐된다. 와인 수입업체인 신동와인은 12일부터 호주산 ‘로즈마운트’와 ‘토브렉’의 판매 가격을 13∼15% 내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백화점에서 4만8000원에 판매 중인 ‘로즈마운트 다이아몬드 라벨 시라즈’는 4만2000원에 살 수 있게 된다. 한국은 지난해에 732만 호주달러어치의 호주산 와인을 수입했다.

10일 타결된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이 앞으로 발효되면 베트남산 열대과일의 수입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한-베트남 FTA 협상에서 열대과일과 축산물, 수산물, 냉동마늘 등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특히 망고(30%), 파인애플(30%), 두리안(45%) 등 열대과일에 붙는 관세가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베트남의 열대과일 수입액은 676만 달러(2012년 기준·약 74억 원) 수준이지만 관세 철폐로 수입 가격이 낮아지면 필리핀 등 다른 나라에서 들여오는 수입 과일은 물론이고 사과, 배 등 국산 과일의 소비를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한-베트남 FTA의 영향을 정밀하게 분석해 국내 과수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라고 밝혔다.

베트남산 생강(337.3%)과 마늘(360%)에 붙는 관세도 10년 뒤 사라진다. 지금까지는 이들 품목의 관세가 높아 베트남산이 수입되지 않고 있지만 관세가 폐지되면 수입량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베트남산 천연꿀(243%)에 대한 관세도 15년 뒤 없애기로 해 천연꿀 시장이 처음으로 개방된다.

이상훈 january@donga.com·김유영 기자
#호주산 와인#한-호주 FTA#한-베트남 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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