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만 靑비서관 만난적도 없어… 서금회 배후 논란은 유령같은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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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우리은행장 인선 개입]‘서금회 좌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아무것도 없는 조직을 갖고…. 유령이 있는 것 같아요. 서금회는 청와대 실세와 교류하거나 금융권 인사에 관여하거나, 그럴 수 있는 조직이 아닙니다.”

우리은행장 선출 문제로 이목이 집중된 ‘서금회’의 좌장으로 알려진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사진)은 6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자택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서금회를 통해 우리은행장 선임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인 서금회는 1월에 이 행장이 수출입은행장이 되면서 금융권 안팎에서 존재가 부각됐다. 최근에는 홍성국 대우증권 부사장의 사장 내정, 이광구 우리은행 부행장의 행장 내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소문이 돌면서 ‘정치(政治)금융’ 논란의 중심에 놓였다.

금융계에는 서금회의 최연장자(수학과 67학번)이자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캠프에 몸담았던 이 행장이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 중 한 명인 이재만 대통령총무비서관과 친분을 쌓아 서금회 멤버들을 지원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행장은 “이 비서관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누군지도 잘 모른다. 언론을 통해 ‘저런 분이 있구나’ 하는 정도밖에 모른다”라고 말했다.

서금회가 현 정부의 핵심 세력으로 부상해 금융권 요직을 차지한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동창들이 모여 밥 먹는 모임을 두고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뭔가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며 “서금회는 정관도, 조직(체계)도, 회계도 없는, 아무 조직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홍성국 사장 내정자, 이광구 행장 내정자 등 서금회 인사가 잇따라 금융권 고위직에 오른 것과 관련해 “‘우연’이 아니라 실력으로 된 것”이라며 “두 사람이 외부 출신도 아니고 부사장, 부행장이 사장, 행장이 됐는데 뭐가 이상한가”라고 반문했다. 또 “두 사람이 서강대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서금회라는 이름을 붙여서 얘기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금회는 박 대통령이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경선 과정에서 탈락하자 안타깝게 여긴 금융권 동문이 결성했으며 이 행장은 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이 행장은 “서강대 경제대학원 초빙교수를 할 때 연락을 받고 모임에 나가기 시작했다”면서 “올해 수출입은행장이 되고 나서는 바빠서 한 번도 못 나갔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청와대#서금회#이덕훈 수출입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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