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유통이 살아야 경제가 돈다” 물류代父의 혜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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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통물류는 공장과 점포, 소비자 사이를 이어주는 산업의 혈관과 같은 역할을 한다. 핏줄이 막히면 사망에 이르듯 유통이 멈추면 우리나라 산업 전체가 멈출 수밖에 없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아신 스타일, 골목상권을 사로잡다’(김홍규 지음·책찌·2014년) 》

오늘 새벽 만든 신선한 삼각김밥과 샌드위치, 갓 배달돼 온 유제품까지. 편의점 식품코너를 보면 작은 매장 안에 백화점을 방불케 하는 다양한 신선식품이 빼곡히 진열돼 있다. 무더운 한여름에도 신선한 상태를 유지하고, 유통기한을 넘긴 상품들도 이제는 찾아보기 어렵다.

편의점 신선식품 유통물류로 시작해 대한민국에 ‘유통물류’라는 혁신을 일으킨 이가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아신의 김홍규 대표는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해 보이는 유통물류라는 혈관을 대한민국에 처음 놓은 이다.

유통물류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전, 장사깨나 되는 동네 슈퍼에서는 점포 앞을 수시로 드나드는 대리점 배달트럭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개별 상품을 공급하는 제조업체 대리점에서 점포마다 찾아다니며 배달을 하다 보니 주문 단위가 컸고, 가게에는 재고가 쌓였다.

김 대표는 일본 편의점 산업에서 유통물류의 아이디어를 찾았다. 제조업체들이 자사 제품을 유통물류 회사의 물류센터로 보내면, 이곳에서 일본 전역의 점포로부터 주문받은 수백, 수천 가지 상품들을 분류해 개별 점포에 배송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물류센터를 거점으로 한 배송 시스템을 통해 유통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책에는 낡은 트럭 5대로 운송업을 하던 그가 30년간 유통물류 산업에 몸담으며 겪은 우여곡절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무분별한 반품 처리 관행을 없애기 위해 무반품 시스템을 도입하고, 첨단 물류센터를 지어 온도제어 시스템을 시도한 것 등 그가 지나온 길은 곧 대한민국 유통물류 산업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오늘 아침 편의점에서 산 신선한 샌드위치에서 저자가 걸어온 30년과 유통물류 산업의 오늘이 보인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유통#혜안#유통물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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