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거품 40% 뺀 ‘착한 학생복’ 교복시장에 신선한 바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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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컨슈머/착한브랜드]e착한 학생복
교복판매 협동조합 결성… 기존 브랜드 생산자 제품
직거래 방식으로 비용 낮춰… 3년간 학교 찾아가 무상AS

《 기존 교복 브랜드와 품질은 비슷하지만 최대 40%가량 저렴하게 교복을 판매하는 협동조합이 전국 최초로 결성되어 소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6월 창립총회를 열고 그 시작을 알린 ‘e착한 학생복 협동조합’은 기존의 교복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4대 교복 브랜드업체와 거래하던 대리점주 70여 명이 모여 새롭게 설립한 조직. 본사의 부당한 횡포와 교복 가격을 낮추라는 사회적 압력으로 진퇴양난에 빠진 대리점주들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직접 교복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브랜드다.

e착한 학생복의 초대 이사장에 선임된 이은봉 이사는 “교복 가격이 비싸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아 수년 전부터 본사에 출고가를 낮춰 달라고 했지만 출고가는 계속 올랐다”며 그동안 우리가 몸담아 온 기업들은 “가격인하를 요구한 대리점주들에게 오히려 불이익만 줬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교복 가격에 대한 부당함을 스스로 개선해 가고 교복업체가 아닌 소비자가 우선시되는 새로운 개념의 교복시장을 만들어가기 위해 결성된 조직이 바로 e착한 학생복이란 얘기다. 》

가격은 낮아도 품질만큼은 자신

e착한 학생복의 협력업체로 참여한 공장은 학생 18만 명분의 교복을 생산할 능력을 이미 갖췄다. 또한 생산업체와 직거래를 하기에 기존 본사와 총판이 가져갔던 마진을 줄여 소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인 가격 거품 제거를 자신하고 있다. 실제로 동복을 기준으로 현재 브랜드교복의 전국 평균 가격은 25만 원인 데 비해 e착한 학생복은 14만∼18만 원에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100% 국내산 원단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요 브랜드 업체의 교복을 제작했던 생산업체가 협동조합의 협력업체로 참여하기 때문에 교복의 품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가격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정직하게 책정하고 공급하는 것이 타 업체와의 가장 큰 차별성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가도 인정한 탄탄한 기술력과 인력

비싼 교복가격이 교복시장의 여전한 화두로 남은 가운데, 기존 브랜드 제품과 품질은 비슷하면서도 합리적 가격을 내세운 새 브랜드의 등장은 교복을 구매하는 직접적 소비자인 엄마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호기심과 기대만큼이나 ‘저렴한 가격’에 대한 여전한 의구심 역시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e착한 학생복은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정말 ‘착한 학생복’일까?

지난 20년간 학생복을 전문으로 디자인해 온 e착한 학생복의 이미경 실장은 품질에 대한 자부심을 ‘정직’에 있다고 주장했다. “내 아이를 위한 옷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원단은 물론이고 단추, 지퍼 등의 부자재도 모두 국내 생산 제품을 사용하고 마지막 박음질까지도 국내봉제업체에서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100%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드는 만큼 원단부터 그 기능이 탁월하다는 얘기다. 덧붙여 “학부모님들이나 학생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싼 게 비지떡이 아닐까 하는 부분이에요. 품질이든 스타일이든…”이라며 “조금 역설적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 아이들이 입어 온 대형 브랜드의 제품력을 신뢰한다면, 그 제품을 디자인하고 생산해 온 사람들이 그 노하우와 기술력을 그대로 가지고 더 합리적이고 정직한 방법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니 제품이나 디자인에 대한 품질은 이미 입증된 게 아닐까 한다”며 신생브랜드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너그러운 마음으로 지켜봐 주길 당부했다. 또한 “기술력과 디자인에 자신이 없었다면 아마 이런 조직을 결성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거예요. 제품력이 저희에겐 유일한 재산이자 백그라운드가 되는 셈”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끝으로 “국가공인기관인 FITI 시험연구원의 테스트에서 필링, 견뢰도 등 각 분야별로 모두 4급 이상을 인증 받은 것은 이 자부심에 대한 근거”라고 덧붙였다.

아이들의 마음도 배려, 스타일 중시
합리적인 가격과 인정받은 품질은 단연 교복을 구매하는 소비자 즉, 엄마들에겐 든든한 구매 이유가 되겠지만 그만큼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바로 스타일이다. 그런 만큼 입체 패턴 가봉과 피팅을 통해 학생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을 완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착한 학생복은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전체적으로 다리는 길어 보이고 몸매는 날씬해 보이는 e착한 학생복만의 ‘착한 스타일’을 완성했다.

‘착한 스타일’이란 옷의 맵시뿐 아니라 학생들의 활동성을 고려해 편안한 착용감까지 완성한 남다른 제품력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올이 풀리기 쉬운 니트 뒷목부분은 고급 체크 바이어스로 한번 더 단단하게 감싸거나, 소매 끝 부분에 밴드를 덧대어 오염을 방지하고, 하복의 경우 겨드랑이와 등에 이중 처리된 메시 소재의 쿨 패치를 적용하여 허리 양쪽에 덧댄 실리콘밴드를 통해 셔츠의 말려 올라감을 잡아줘 뒷모습까지 슬림핏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들이다. e착한 학생복의 이런 착한 스타일은 학생들의 정서를 반영해 신인 아이돌 그룹인 ‘히스토리’와 ‘멜로디데이’가 모델로 나선다. 또한 재봉틀과 오버로크, 다림판 등 AS에 필요한 설비를 갖춘 AS전용버스가 대리점별로 준비되어 있어 매달 학교를 직접 찾아가는 출장 서비스를 무상으로 3년간 보장해준다.

착한 이름 ‘CHAKAN’ 등장하기까지
e착한 학생복의 브랜드 이름은 ‘CHAKAN’이다. 한글 이름 ‘착한’의 의미를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우두머리라는 뜻을 지닌 영문 ‘KHAN’의 의미를 함께 부여했다. 새 브랜드 ‘CHAKAN’은 ‘착한 품질, 착한 스타일, 착한 서비스’를 실천하는 학생복인 동시에 교복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서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e착한 학생복의 탄생 배경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바로 2015년부터 달라지는 교복의 구매방식, 즉 ‘학교주관구매’에 있다. 학교주관구매제도는 국공립학교에서 학교 주관으로 품질심사를 통과한 업체를 대상으로 경쟁입찰을 통해 교복을 구매하는 제도다. 경쟁을 통해 교복을 구입하는 제도인 만큼 이에 따라 2015년부터는 교복을 학교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나라장터 교복 입찰 건수 369건 가운데 낙찰된 건수는 85건에 불과하고 95건이 유찰되었고, 나머지 189건은 입찰이 진행되고 있다. 교육부는 학교주관구매제도에 불만을 품은 일부 업체가 고의로 입찰에 응하지 않아 대량 유찰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보고 공정위에 조사를 요구할 계획을 밝혔다.

교복가격 안정화, e착한 학생복이 적극 앞장
이런 불협화음에 등살이 터지는 것은 결국 혼란 속에 교복을 구매해야 하는 소비자가 된다.

그러나 e착한 학생복은 현 정부의 창조경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교복 가격 안정이라는 정책에 적극 동참함은 물론이고 그간 교복 가격의 거품 논란 해소에도 앞장서겠다는 입장으로 ‘학교주관구매’의 시행배경이 ‘e착한 학생복’의 탄생배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한다.

e착한 학생복은 8월 21일 교육부와 ‘학교주관구매제도’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음으로써 그 품질이나 경영의 신뢰도에서 명실상부하게 교육부가 인정한 학생복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우수한 품질과 스타일을 변함없이 유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교육부가 야심 차게 진행하는 교복주관구매가 학교 현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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