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C 참가한 현대車 모터스포츠팀 레이서 티에리 누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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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합류 이유? 나처럼 젊고 야심… 2015년 i20 신차 나오면 월드챔프 도전”

최근 모터스포츠 애호가 사이에선 ‘누빌 코로나 사건’이 화제였다. 올 3월 세계랠리챔피언십(WRC) 멕시코 경기에 출전한 티에리 누빌 선수(26·사진)는 3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회차 지점으로 가고 있었다. WRC는 경주가 끝나도 주최 측이 정한 시간 안에 회차 지점에 도착해야 순위를 인정한다.

“40km 정도 남았는데 엔진 온도가 상승한다는 경고가 떴어요. 차를 세우고 봤더니 냉각수가 새고 있었어요. 구멍을 막은 뒤 갖고 있던 생수와 결승점에서 받은 ‘코로나’ 맥주를 부었죠. 임기응변 덕에 3분을 남기고 돌아왔습니다.”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누빌 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2009년 WRC에 데뷔한 그는 지난해 종합 2위에 오른 데다 준수한 외모로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누빌 씨는 현대자동차 모터스포츠팀 ‘현대 셸 월드랠리팀’ 에이스로 현대차의 초청으로 20일 방한했다. 현대차는 2003년 WRC에서 철수한 지 11년 만인 올해 1월 경기에 복귀했다.

누빌 씨는 현대차 팀에 합류한 이유로 “팀이 나처럼 젊고 야심에 차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 ‘i20’ 개조차로 올해 WRC 4개 경기에 나갔다. WRC는 한번에 3, 4일간 300∼500km를 빠른 시간에 주행하면 승점을 얻는 경기로 1년에 13차례 열린다.

벨기에 국적인 그는 19세 때 포드가 주최한 경주에 재미삼아 지원했다가 1등을 하면서 모터스포츠에 발을 들였다. 2009년 WRC에 데뷔해 시트로엥팀, 포드팀 등을 거쳤다. 그는 “포뮬러원(F1)은 경주 서킷을 한 번 달리면 끝이지만 WRC는 비포장도로나 눈길, 진흙길, 자갈길 등 어떤 악조건에서도 길을 찾아내고 판단을 해야 한다는 매력이 있다”며 “차 안에 있으면 모든 걸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에 아드레날린이 치솟는다”고 강조했다.

누빌 씨는 현재 타고 있는 i20에 대해 “완벽하진 않지만 짧은 기간에 빠르게 성능이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현대차 측은 “앞선 경기에서 서스펜션이나 전자장비 등이 문제가 됐지만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1일 현대·기아차 본사와 남양연구소를 둘러본 그는 “어린 시절 부모님이 몰던 현대차 ‘엑셀’과 요즘에 나온 ‘i30’ ‘i40’ ‘싼타페’ 등을 비교해보면 엄청나게 발전했다”며 “특히 ‘제네시스’는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수준을 어느 정도 따라잡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현재 누빌 씨는 종합 6위다. 그는 “내년에 경주용 i20 신차가 나오면 시즌 3위를 달성하고 이후엔 월드 챔피언에 오르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WRC#현대자동차 모터스포츠팀#티에리 누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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