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의 편지 3년여만에 공개… 왜?

  • 동아일보

“안드로이드 우수성 인정하며 특허침해 주장은 모순”
삼성전자 변호인단이 제출

안드로이드에 뒤처진 기능 따라잡고 그들을 뛰어넘자 2010년 10월 24일 애플 주요 임원들에게 보낸 e메일. 사진 출처 명진출판
안드로이드에 뒤처진 기능 따라잡고 그들을 뛰어넘자 2010년 10월 24일 애플 주요 임원들에게 보낸 e메일. 사진 출처 명진출판
애플 창업주인 고 스티브 잡스가 2010년 직접 작성한 e메일에서 “iOS(애플의 운영체제)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비해 기능적으로 뒤처진다”고 지적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6일(현지 시간) 특허 전문 블로그 포스페이턴츠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진행 중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2차 소송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잡스의 e메일이 증거로 공개됐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구글이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해 왔는데, 이 e메일은 잡스가 오히려 안드로이드 기능의 우수성을 인정한 듯한 내용을 담고 있다. 삼성전자 변호인단은 이 점에 주목해 이 e메일을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이 e메일은 잡스가 2010년 10월 24일 애플의 주요 임원들에게 보낸 것이다. 잡스는 e메일에서 “2011년은 구글과 성전(Holy War with Google)을 벌이는 해”라며 “안드로이드에 뒤처진 기능을 따라잡고 그들을 뛰어넘자”고 적었다. 잡스는 아이폰의 뒤처진 기능으로 △알림(notification) △테더링(tethering) △음성인식(speech)을 예로 들었다. 스마트폰을 통해 다른 기기를 인터넷에 연결하는 기능인 테더링은 구글이 애플보다 먼저 선보인 대표적인 기능 중 하나다. 클라우드 기능 역시 포토 스트림과 저장 공간 관련 기술이 안드로이드에 뒤진다고 지적했다.

잡스는 구글을 뛰어넘을 방법으로 ‘시리(siri·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를 제시했다. 애플은 실제로 잡스가 사망한 직후인 2011년 10월 시리 기능을 넣은 ‘아이폰4S’를 선보였다.

잡스는 “지금의 애플은 ‘혁신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며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목표(구글과의 전쟁에서 이기는 것)를 이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잡스는 e메일에서 저가형 아이폰의 필요성을 강조해 지난해 처음 출시된 애플의 저가형 ‘아이폰5C’의 등장을 예견하기도 했다. 잡스는 “‘아이폰3GS’를 대체할 저가형 아이폰을 아이팟 터치를 기반으로 해서 만들자”고 강조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잡스#안드로이드#삼성전자#특허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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