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g 단위로 주식처럼 사고 파세요”… 金현물시장 개장 첫날 5978g 거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5일 03시 00분


내년 3월까지 수수료 면제하기로… 개인 소유 ‘장롱 금’은 거래못해

순도 99.99%의 금을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금 현물시장이 24일 문을 열었다. 지금까지는 금에 투자하려면 은행의 골드뱅킹을 이용하거나 금은방에서 실물 금괴를 사야 했지만 이제는 전화나 인터넷으로 금을 사고팔 수 있게 된 것이다.

오전 10시 KRX 금시장이 개장한 뒤 금 시세는 장중 한때 g당 4만7400원까지 상승했다가 4만6950원에 마감했다. 거래 첫날 종가는 사설 금은방에서 거래되는 가격(약 4만6450원)이나 신한은행의 골드뱅킹(약 4만6170원)보다 비쌌다. 하루 총 거래량은 5978g, 거래대금은 2억8075만 원으로 집계됐다.

개인투자자들도 금시장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거래금액 가운데 2억3400만 원어치가 개인이 거래한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원 진은수 씨(28)는 “금 투자에 관심이 많았는데 마침 금 현물시장이 개장한다고 해 증권사에 관련 계좌를 개설했다”며 “수수료가 없다는 점과 실시간으로 금 시세를 확인하고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이날 하루에만 금시장과 관련한 계좌가 60개 개설돼 400g 수준의 매매가 이뤄졌다. 신한금융투자는 100만 원 이상 금 거래를 하는 고객에게 11.25g 황금열쇠 등을 주는 이벤트도 벌이고 있다.

거래 첫날 금 시세가 높게 형성된 이유는 주식시장으로 따지면 기관투자가인 회원사가 매매에 적게 참가했기 때문이다. 증권사 8곳, 금 실물사업자 49곳 등 총 회원사는 57개사로 이날 거래에 참가한 곳은 10개사에 불과했다.

여기다 KRX 금시장에 공급되는 금에는 세금이 붙어 있다. 관세(3.0%)는 면제되지만 농어촌특별세(0.6%)가 부과된다.

앞으로 금 시세가 안정되려면 회원사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지적이다. 서울 명동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는 김모 씨(54)는 “그동안 무자료 거래를 주로 했는데 KRX 금시장에 사업자로 참여하면 세무조사를 나올까 봐 아직까지는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내년 3월까지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을 계획이다.

KRX 금시장에서는 금 현물을 1g 단위로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다. 개인투자자는 신한금융투자 KDB대우증권 등 8개 증권사에 주식 계좌와 별도의 계좌를 개설한 뒤 거래할 수 있다. 개인이 소유한 금은 품질이 제각각이라 이른바 ‘장롱 속 금’은 KRX 금시장에서 사고팔 수 없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KRX#금시장#금현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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