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 영농사업 아예 손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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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농민단체들 반발로… ‘화옹 유리온실’ 접은데 이어
논산 유리온실 매각 결정… 새만금사업도 불참 방침

일부 농민단체들의 반발 속에 지난해 유리온실 사업을 중단했던 동부그룹이 다른 유리온실도 마저 매각하고 영농사업 전반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동부그룹의 농업부문 계열사인 동부팜한농은 3일 “지난해 매각을 결정한 경기 화성시 ‘화옹 유리온실’에 이어 자회사인 동부팜이 충남 논산시에서 운영해 온 ‘논산 유리온실’도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0년 사업자로 선정된 새만금 사업에도 불참하기로 했다. 농자재와 비료 사업은 그대로 유지하되 농민단체들과 갈등을 빚어 온 영농사업은 전면 포기한다는 방침이다.

동부그룹은 2011년 경기 화성시 화옹간척지에 15ha 규모의 아시아 최대 첨단유리온실단지인 화옹 유리온실을 지으면서 영농사업에 뛰어들었다. 2010년 정부가 수출농업을 활성화하고 농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추진한 첨단유리온실조성 시범사업의 최종사업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2012년 말 완공된 화옹 유리온실에서 동부팜한농은 2013년 초 처음 토마토를 재배해 일본으로 수출하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사업은 예상치 못했던 반발에 부닥쳤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 등 일부 농민단체들이 “대기업이 토마토 시장에 뛰어들어 국내 영세 토마토 농가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며 동부의 농자재와 비료 불매운동을 벌인 것이다.

동부 관계자는 “애초에 농민들과 국내 시장을 두고 경쟁하려던 게 아니라 해외 수출형 기업영농 모델을 만들겠다는 목표였는데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오해를 샀다”며 “화옹 유리온실에서 생산하는 토마토가 국내에 유통되는 토마토와는 품종이 다를뿐더러 국내 시장에는 절대 유통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도 끝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동부 측은 일본 수출 직후인 지난해 3월 유리온실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화옹 유리온실에서 자라던 토마토 1530t 중 절반 가까운 양이 그대로 버려졌고 올해 1월 말 생산이 완전히 중단됐다. 동부팜한농은 최근 화성시 농민단체로 이뤄진 ‘화성그린팜’과 유리온실을 350억 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대금 지급 계획을 세우고 있다.

논산 유리온실은 화옹 유리온실이 지어지기 전인 2011년 말부터 운영돼 왔는데 화옹 유리온실 이슈가 불거지면서 뒤늦게 함께 문제로 제기됐다. 현재 기반시설 공사가 진행 중인 새만금 사업은 논산 유리온실처럼 차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일찌감치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동부그룹#영농사업#화옹 유리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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