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계운 수자원公사장 “자기집 수돗물 상태 직접 모니터링 연내 시작”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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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접목 수질관리 시스템 2014년 중순 적용”

최계운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최계운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우리 집 수도꼭지에서 내가 원하는 깨끗하고 건강한 물이 나오는 게 확인되면 굳이 돈 주고 물을 사먹을 리가 없겠죠?”

최계운 한국수자원공사 사장(60)은 지난해 12월 27일 경기 과천시 수도권지역본부 집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올해 중순이면 물이 어떤 경로를 거쳐, 어떤 수질로 공급되는지 집안에서 직접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국내에 처음 도입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최 사장이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사장은 “2014년은 물 공급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 나가는 해가 될 것”이라며 “정보통신기술(ICT)과 물 관리 기술을 접목해 국민들이 언제, 어디서든 물 공급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물 관리 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 워터 그리드’로 불리는 이 물 관리 시스템은 현재 국책과제로 추진되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IBM 같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이미 기술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최 사장은 “IT가 앞선 한국이 이 시장을 선점하고 수출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스마트 워터 그리드의 시범지역을 올 중순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자원공사는 2일 열린 올해 시무식 때 물 관리 체계 변화를 알리는 ‘스마트 신(新)경영’ 선언식을 갖기도 했다.

최근 공기업 방만경영과 과다부채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되면서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12월 전 임직원이 참여한 ‘열린경영 대토론회’를 연 데 이어 ‘비상경영추진단’을 꾸렸다. 이를 통해 부채증가율 대폭 감축, 연간 10% 원가 절감, 간부 임금 동결 등의 경영개선 대책을 마련했다.

최 사장은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는 8조 원의 부채가 4대강 사업으로 발생했다”며 “다른 공기업과는 부채의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수자원공사의 부채는 13조9000억 원으로 4대강 사업 수행 전인 2008년 약 2조 원에 비해 대폭 늘었다. 최 사장은 “2014년까지 정부가 4대강 사업비 회수 방안을 마련해 주기로 한 만큼 올해 이 문제를 정부와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수자원공사로서는 부채 문제보다 4대강 사업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부정적 이미지를 해결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2014년을 이런 과제를 해결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역점 국책사업이었던 4대강 사업은 수년째 사회적 논란과 갈등의 중심에 있으며 녹조 문제와 댐, 보(洑)의 안전 문제를 제기하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최 사장은 “‘4대강 사업 때문에 녹조가 생겼다, 아니다’라는 식의 소모성 논쟁을 할 시대는 지났다”며 “녹조가 생겼으면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일각에서도 제기한 보 철거 주장에 대해서는 “보를 철거할 때 또다시 큰돈이 들고 함부로 철거하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며 “현재 상태에서도 안전이나 수질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만큼 이제 관리에 신경 써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태국 현지 정정 불안으로 최종 계약이 지연되고 있는 태국 물관리사업과 관련해서는 “내년 2월 태국 총선 이후 최종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태국 당국과 협상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6월 태국 물 관리 9개 사업 중 6조2000억 원 규모의 방수로와 저류지 등 2개 부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최종 계약을 남겨놓고 있다.

최 사장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많지만 그에 맞는 기술 수준이나 중소업체 동반 진출은 부족하다”며 “하지만 수자원공사는 공기업인 만큼 해외 물관리사업을 진행할 때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국내 부품을 쓰고 중소기업과 함께 진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알제리, 미얀마가 태국처럼 종합적인 물 관리 사업을 의뢰해온 상황”이라며 “태국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물관리사업의 수출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최계운#수자원공사#수돗물#스마트 워터 그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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