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자금 대출 80%, 중산층-고소득층에 집중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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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규모 60兆… 50세 미만이 73%
한은 “저소득층 할당제 도입 필요”

전세금 상승세와 맞물려 급증하고 있는 전세자금 대출의 가장 큰 수요층이 30, 40대 중산층과 고소득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은행권과 비은행권에서 나간 전세자금(잔액)은 총 60조1000억 원에 이른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금이 오르기 시작한 2009년 말(33조5000억 원)의 거의 두 배 수준이다.

전세자금 대출 규모가 확대되면서 무주택 서민보다 중산층과 고소득층에 전세 대출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세자금을 빌린 세입자를 소득계층별로 보면 소득 5분위 가운데 최상위 5분위가 빌린 전세대출은 약 10조1500억 원으로 전체의 16.9%를 차지했다. 상위 4분위는 37.2%인 22조3600억 원이었다. 상위 4, 5분위의 소득계층의 전세자금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54.1%)은 2009년 말보다 8.5%포인트 증가했다.

중간 소득계층인 3분위(16조5300억 원·27.5%)까지 포함하면 중산층과 고소득층의 비중이 80%를 넘어섰다. 한은 관계자는 “전세자금 대출 수요가 대부분 양호한 주거여건을 갖춘 아파트를 선호하는 중산층과 고소득층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하위 1분위와 2분위가 빌린 전세대출은 18.4%(11조600억 원)로 집계됐다. 국민주택기금에서 저리로 빌려주는 전세자금 대출도 하위 소득계층인 1, 2분위의 비중이 29.1%에 그쳤다. 연령별로 보면 50세 미만이 73.4%를 차지했다. 주택 구입을 미루고 전세에 거주하는 30, 40대가 늘면서 이 연령층의 전세자금 대출 비중은 2009년 말 63.7%에서 올해 6월 말 현재 67.6%로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저소득층을 위한 대출할당제 등의 도입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전세자금 대출#중산층#고소득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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