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사태, 부채 주도 성장 리스크 잘 보여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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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 이코노미스트 로널드 맨

“동양그룹 사태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 좋은 ‘경고’가 됐습니다. 부채 주도의 성장이 내포한 과도한 리스크가 초래할 수 있는 결말을 잘 보여준 것입니다.”

HSBC은행의 한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로널드 맨 씨(사진)는 23일 동양 사태가 주는 시사점을 잘 새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저금리 정책을 쓰면서 기업들의 부채 비율이 높아졌고 특히 한국 기업의 회사채 증가율이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HSBC 분석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한국 기업의 회사채 비중은 2008년 48%에서 2012년 78%로 크게 늘었다.

맨 씨는 “같은 수준의 성장을 위해 투입되는 차입금 양이 과거보다 늘어났다”고 말했다. 과거에 비해 투자 대비 결과물이 작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이를 타개하려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며 비정규 인력 지원을 강조했다. 맨 씨는 “한국 근로 인력의 3분의 1은 숙련도 안정성 생산성이 모두 낮다”며 “이들의 전문적인 역량을 키워준다면 성장 증대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일본식 장기 불황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았다. 맨 씨는 “두 나라 모두 제조업 강국에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일본은 내수, 한국은 수출 주도 경제란 점에서 차이가 있다”며 “일본이 실패한 신성장동력 찾기에 한국은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동양사태#HSBC#로널드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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