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따지지 않고 쉽게 가입하는 보험… 따져보고 드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6일 03시 00분


보험업계 무심사 보험 인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가입시켜 드립니다.”

무심사 보험이 노년층에게 인기다. 무심사 보험은 병력이나 나이 때문에 보험에 가입하기 어려웠던 고령자들이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상품이다. 상품명에 ‘무심사’ ‘무사통과’ ‘바로가입’ 등으로 표시돼 있다.

무심사 보험 가입 건수는 해마다 늘어 2006년 말 7만6000건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41만3000건으로 급증했다. 연간 수입보험료는 지난해 말 기준 1741억 원 수준이다. 현재 AIA생명, 라이나생명, KB생명, 알리안츠생명, 동부화재, AIG손보, ACE화재 등 7곳에서 무심사 보험을 판매 중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매년 가입자가 늘고 있는 무심사 보험에 대해 ‘이것만은 알고 가입하세요’라는 자료를 내고 유의사항을 소개했다.

일반 보험보다 소액 보장

무심사 보험은 주로 고령자 또는 질병보유자를 대상으로 판매된다. 가입 가능 나이는 보통 50∼80세. 모든 질병 및 치료기록을 계약 전에 알릴 의무가 없고 건강검진 절차도 없다. 그런 만큼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일반 보장성 보험보다 보험료가 비쌀 수 있고 보험금도 소액인 경우가 많다.

사망보험금을 기준으로 무심사 보험의 보험가입금액 한도는 1000만∼3000만 원 수준이다. 일반 보장성 보험의 보장금액이 보통 1억∼10억 원인 것에 비해 적은 편이다.

금감원은 보험료가 같아도 무심사 보험의 사망보험금이 일반 보험의 사망보험금보다 적을 수 있다며 가입 전 주의를 당부했다.

무심사 보험 가입을 고려 중이라면 보험료뿐 아니라 앞으로 보장받는 보험금도 꼼꼼히 비교해 보는 것이 좋다. 상품별 보험료와 보장 내용은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생보협회 홈페이지(www.klia.or.kr)에 접속해 ‘공시실’→‘상품비교공시’→‘상품비교’→‘보종구분’에서 ‘보장성’ 선택→‘구분상세C’에서 ‘무진단무심사보험’을 선택한 후 ‘조회’를 클릭하면 된다.

손보협회는 홈페이지(www.knia.or.kr)에 접속해 ‘공시실’→‘상품비교공시’→‘장기보장성보험’→‘질병보험·간병보험’ 또는 ‘기타보험’→‘비교공시표보기’를 클릭하면 된다.

갱신 시점에 보험료 크게 오를 수도

무심사 보험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험료를 재산출하는 갱신형과 가입시점의 보험료가 보험기간 동일한 비갱신형으로 구분된다. 갱신형은 보험기간을 단기로 설정한 후 설정기간이 지나면 연령 및 위험률을 다시 적용해 보험료를 산출한다.

갱신형 무심사 보험에 가입했다면 갱신 시점에 보험료가 크게 상승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일반 사망보험은 의료기술 발달 등으로 사망률이 지속적으로 하락(보험료 인하 요인)하므로 갱신형 상품이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무심사 보험은 그렇지 않다. 보험사가 자사의 경험손해율을 반영해 사망률을 갱신하기 때문이다. 손해율이 좋지 않은 보험사의 경우에는 갱신시점에 보험료가 크게 오를 수 있다.

일반 보험은 가입 후 동일한 사망보험금을 보장하지만 무심사 보험은 2년 내 질병으로 사망하면 보험 가입액보다 적은 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이는 계약 초기 한두 번 보험료를 낸 뒤 거액의 보험금을 수령해 보험에 가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단, 질병이 아닌 재해로 사망했다면 보험 가입 후 2년 이내라도 약정한 사망보험금이 나온다.

금감원은 가입자의 건강이 좋은 편이라면 무심사 보험보다는 보험가입 심사 절차를 거친 후 일반 보장성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더 낫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가 보험료가 더 저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 가입 전에 상품안내 자료를 꼼꼼하게 읽은 후 진단심사를 하지 않을 경우(무심사)와 할 경우(일반보험)의 보험료 수준 등을 자세히 비교한 뒤 가입 가능한 일반 보험이 있는지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일반 보장성 보험 상품이 적지만 노년층과 질병보유자 등 보험 소외계층이 가입할 수 있는 보험상품 개발을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무심사 보험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 판매는 없는지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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