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대한상의 회장 이임식… 부회장단 16명 중 뽑힐 가능성 커
박용만 서민석 김영대 김원 거론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CJ 비상경영에 전념하겠다”며 9일 사임했다. 손 회장은 이재현 회장이 구속된 뒤 CJ그룹의 비상경영체제인 그룹경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손 회장의 사퇴로 누가 후임 대한상의 회장이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0년 역사의 대한상의는 전국 14만 회원 기업을 대표하는 경제단체다. 대한상의 회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아우르는 경제계의 대표로,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반하는 등 경제계 주요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한다.
정부 주도로 경제가 성장하던 시절 대한상의 회장은 정치권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런 만큼 회장을 맡겠다는 사람이 많았다. 치열한 경쟁으로 단명(短命)한 회장도 적지 않았다. 5·16군사정변이 일어난 1961년에는 소송까지 가는 치열한 경쟁 끝에 그해 3명의 회장이 선임됐다. 정수창 전 회장은 1980∼1988년 회장직을 지낸 뒤 국회 5공 비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화 이후에는 경제계를 대표해 정부와 대립해야 하는 부담 등으로 회장 구인난에 시달렸다. 경쟁자가 없다 보니 김상하 전 회장은 1988년부터 2000년까지 12년간, 손 회장도 2005년부터 8년간 회장직을 유지했다.
차기 회장은 관례상 16명으로 구성된 서울상의 부회장단 중에서 뽑힐 가능성이 크다. 후보로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서민석 동일방직 회장,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 김원 삼양홀딩스 부회장 등이 거론된다. 박 회장이 되면 박두병 박용성 전 회장에 이어 두산가(家)에서 맡는 세 번째 회장이 된다. 전문경영인으로 두산 회장을 지낸 정수창 전 회장을 포함하면 네 번째 두산 출신이다. 김원 부회장이 되면 김상하 전 회장에 이어 삼양가에서 두 번째로 회장을 맡게 된다.
손 회장은 이날 이임식을 마친 뒤 “대한상의 회장은 비상근 명예직이지만 국회 입법 과정에서 기업을 대변하는 역할도 해야 하고 노동문제도 등한시할 수 없는 굉장히 바쁜 자리”라며 “후임 회장이 빨리 뽑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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