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세청 ‘역외탈세 정보 확보’ 특명… 美-유럽에 직원 급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조사 진두지휘 본청 과장 이례적 파견… 현지 탈세정보센터와 정보공유 협의

국세청이 역외탈세 혐의자에 대한 세무조사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조사를 진두지휘하는 국세청 담당과장이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한국 기업 및 고소득층의 역외탈세 정보의 추가 확보를 목표로 다른 나라 세정당국과의 교류를 넓히기 위해서다.

이미 미국 영국 호주의 국세청과 공조해 관련 자료 일부를 확보한 국세청이 더 많은 자료를 축적하게 되면 역외탈세 조사의 범위와 수위는 훨씬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일 국세청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조정목 국세청 국제조사과장은 지난달 27일 해외출장을 떠나 이달 5일까지 9박 10일간 미국 유럽의 주요 도시를 방문한다.

국세청의 고위 관계자는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 주요국의 국세청 조사담당과장과 함께 참여하는 콘퍼런스에 참석하는 게 1차적인 출장 목적이지만 역외탈세 정보 수집과 관련해 그 밖에 여러 곳을 두루 살피고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조 과장은 콘퍼런스 참석 외에 국제탈세정보교환센터(JITSIC) 사무소가 있는 영국 런던, 미국 워싱턴 등을 방문해 현지에 나가 있는 국세청 직원들을 만났다. 이는 국세청이 5월 중순 영국 호주 미국의 세정당국과 공유하기로 한 역외탈세 자산정보 중 이미 받은 부분 외에 나머지 정보를 추가로 받기 위한 실무협의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JITSIC는 조세피난처 자금거래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2004년 설립된 협의체다. 현재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일본 등 9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은 2010년에 가입했다.

국세청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특정 역외탈세 조사를 맡은 지방청 과장이 관련자료 수집 차 현지에 들르는 경우는 적지 않지만 본청 과장이 현지에 나가는 일은 드물다”면서 “역외탈세 정보 확보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은 최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있는 회사)를 설립한 주요 인사의 명단을 공개하는 등 역외탈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자 역외탈세 적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들어 5월 말까지 국세청이 역외탈세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마쳤거나 진행 중인 세무조사는 총 151건으로 지난해 상반기(1∼6월)의 105건보다 44% 급증했고, 추징 금액도 같은 기간 4798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실적(4897억 원)에 육박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세청이 CJ 비자금 관련 부실조사 의혹 등을 털어내기 위해서인지 역외탈세 정보 확보 등에 부쩍 더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의 조세피난처 관련 한국인 명단 공개와 관계없이 계획된 일정에 맞춰 관련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또 다른 국세청 관계자는 “그동안 자체 수집한 정보와 국제 공조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비교하는 작업이 더 중요하다”며 “뉴스타파 등이 공개한 명단 중에는 이미 국세청이 조사를 진행 중인 것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국세청#ICIJ#역외탈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