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샤의 도발?… “5년내 LG생활건강 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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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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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영필 회장, 공격경영 선언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회장은 “자기 땅을 못 지키고 해외에 나갈 수 없다”며 한국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의 국산 화장품으로 승부를 내겠다고 말했다. 에이블씨엔씨 제공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회장은 “자기 땅을 못 지키고 해외에 나갈 수 없다”며 한국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의 국산 화장품으로 승부를 내겠다고 말했다. 에이블씨엔씨 제공
“브랜드숍 시장에서 1등? 의미 없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5년 내 전체 화장품 시장에서 ‘2강’에 드는 겁니다. LG생활건강을 잡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화장품 브랜드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의 서영필 회장(49)은 27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장은 두 마리의 말이 이끌게 돼 있다. 목표가 분명해야 회사가 잘 돌아간다”며 “우리의 목표는 올해 매출 5461억 원, 2017년 매출 1조 원을 돌파하고,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부문을 넘어서는 것이다. 다윗이 골리앗도 쓰러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인 LG생활건강을 제치고 아모레퍼시픽에 이어 화장품 업계 2위에 오르겠다는 것이다.

2년 만에 기자간담회에 나선 서 회장은 2000년 ‘3300원 신화’를 불러일으키며 브랜드숍 시장을 처음으로 개척해 화장품 업계에서는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2005∼2007년 더페이스샵 등 후발주자에 밀려 적자를 내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공격적인 마케팅과 새 상품 개발로 2011년 다시 브랜드숍 1위를 탈환해 화제가 됐다. 당시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라 저쪽(더페이스샵)이 못해서 1위를 했다”고 직설화법을 써 화제가 됐다.

이날 서 회장이 제시한 목표치도 공격적이다. LG생활건강은 이미 지난해 화장품 부문 매출이 1조5000억 원을 넘어섰고, 2016년 목표는 2조5000억 원으로 에이블씨엔씨를 한참 앞서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서 회장은 “화장품 시장은 제로섬 게임이다. 우리가 1조 원을 하면 그만큼 다른 회사의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며 “또 반드시 매출만으로 2강을 정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시장에서의 영향력과 고객관계 등에서 소비자에게 2강으로 인식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창업 이후 최대인 4523억 원의 매출을 올려 브랜드숍 시장에서 라이벌인 ‘더페이스샵’(LG생활건강 브랜드)을 제치고 1위를 수성했다고 밝혔다. 2011년 대비 37% 늘어난 수치다.

미샤는 수입 화장품과의 비교 마케팅, 잇따른 소송, 과감한 세일 정책 등으로 화장품 업계의 이슈의 중심에 서 있다. 이에 대해 서 회장은 “P&G가 운영하는 SK Ⅱ가 엄청나게 광고 물량을 늘리는 것을 보고 위기감이 들었다. 이들은 가격이 비싼데도 상위 1%가 아닌 대중 소비자를 가져가려는 도발을 한 것”이라며 “이러다 죽겠다는 위기감에 강하게 (마케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 화장품의 기술력이 상당한데 여전히 ‘비싸야 좋다’는 인식이 있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미샤#서영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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