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수입車만 웃었다

13만대 판매해 10%대 점유… 국산車 판매량은 2.9% 줄어

지난해 수입자동차 판매가 사상 최고치인 13만 대를 넘어서며 처음으로 국내 승용차 시장 점유율 10% 고지에 올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지난해 수입차 판매가 전년 대비 24.6% 증가한 13만858대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같은 기간 국산 승용차는 117만5891대가 팔려 전년보다 2.9% 줄어들었다.

정재희 수입차협회 회장(포드코리아 사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무역협정(FTA)과 업체들의 적극적인 판촉활동으로 가격이 낮아져 국산차와 경쟁하는 다양한 모델이 수입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 진입을 추진하고 있고 상품성이 높은 신차도 계속 출시돼 수입차 시장은 올해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서비스와 고객 만족도 개선 등 질적 성장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시장점유율 10% 달성에도 불구하고 수입차 시장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보이고 있다. 1위 BMW(2만8152대)와 2위 메르세데스벤츠(2만389대)는 나란히 ‘2만 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3위는 폴크스바겐(1만8395대), 4위는 아우디(1만5126대)로 독일차의 강세가 뚜렷했다. 수입차 시장이 아직까지 고급차 위주이고, 독일차를 선호하는 소비자의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4사의 판매량 합계는 지난해 수입차 총 판매량의 62.7%에 이르렀다. 일본차 중에서는 도요타가 전년 대비 115% 증가한 1만795대를 판매해 5위에 올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올해 수입차 판매가 약 14% 증가한 15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 예측이 들어맞는다면 국산차 판매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을 감안할 때 내년 승용차 시장에서 수입차 비중은 11%대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국산차 업체가 올해 내놓을 신차가 많지 않은 반면 수입차 업체들은 40종 이상의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캐딜락은 8일 준중형차 ‘ATS’를, 아우디는 10일 중형차 ‘A5 스포츠백’을 내놓는다. 볼보는 3월 보행자 보호용 외부 에어백을 장착한 준중형차 ‘V40’을 출시하고 폴크스바겐이 준중형차 ‘신형 골프’와 소형차 ‘폴로’, 벤츠가 소형차 ‘뉴 A클래스’를 선보인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