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기업은 사회적 혁신 추구하는 ‘제3의 길’ 찾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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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CSR 전략 포럼’ 기조강연자 발언 요약

27일 서울 aT센터에서 열린 ‘국제 CSR 전략 포럼’에서 기조 강연을 한 스티븐 로클린 어카운터빌러티 글로벌 총괄 대표, 패널 토론 좌장을 맡은 문휘창 서울대 국제대학원장, 또 다른 기조
강연자인 제이슨 사울 미션메저먼트 대표(왼쪽부터)가 토론하고 있다. 최훈석 기자 oneday@donga.com
27일 서울 aT센터에서 열린 ‘국제 CSR 전략 포럼’에서 기조 강연을 한 스티븐 로클린 어카운터빌러티 글로벌 총괄 대표, 패널 토론 좌장을 맡은 문휘창 서울대 국제대학원장, 또 다른 기조 강연자인 제이슨 사울 미션메저먼트 대표(왼쪽부터)가 토론하고 있다. 최훈석 기자 oneday@donga.com
“이제 기업들은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일으킴으로써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제3의 길’을 찾아야 한다.”

사회가치영향평가 컨설팅사인 미션메저먼트의 대표이자 ‘CSR 3.0’의 저자인 제이슨 사울은 2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국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전략 포럼’의 기조 강연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제 기업은 단순 자선 활동에 불과한 ‘CSR 1.0’, 전략적 자선 활동 수준의 ‘CSR 2.0’을 넘어 ‘사회적 혁신’을 추구하는 ‘CSR 3.0’을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가 정신 주간(11월 26일∼12월 1일)을 맞아 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DBR(동아비즈니스리뷰)·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산업정책연구원·한국표준협회가 공동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국내외 CSR·지속가능경영 관련 기업 및 비영리단체(NGO) 실무 담당자 400여 명이 참석했다.

사울 대표는 이날 ‘혁신적인 CSR 전략: 공유가치와 비즈니스 기회 창출을 위한 CSR 업그레이드 전략과 실행’이라는 주제의 기조 강연에서 기업을 증기기관차에 빗대며 “이제는 ‘증기(fume)’가 아니라 ‘엔진(engine)’을 사용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CSR는 기업이 비즈니스를 통해 이익이 나면 그 이익의 몇 %를 자선 활동에 쓰는 형태였다”며 “남아도는 증기만 이용해서는 사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 사회 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서야 하는 시대”라며 “이를 위해서는 기업 비즈니스의 부산물(증기)이 아니라 핵심 비즈니스(엔진) 자체를 활용해 기업 성장과 사회 문제 해결을 동시에 추구하는 ‘제3의 길’인 ‘사회적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사울 대표는 사회적 혁신의 모범 사례로 월마트의 ‘4달러 복제처방약(generic prescription drug) 프로그램’, 코카콜라의 ‘MDC(Micro Distribution Center·소규모 유통센터) 모델’ 등을 꼽았다. 월마트는 현재 미국 내 건강보험 소외계층을 위해 불과 4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처방약을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기업 이미지가 높아진 것은 물론이고 약품 유통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코카콜라는 교통 인프라가 취약한 아프리카에서의 제품 유통을 위해 트럭 배송이 어려운 지역에 MDC를 열고 현지 주민을 고용해 자전거로 제품을 배달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개도국 내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함과 동시에 매출 측면에서도 놀랄 만한 성장을 거뒀다.

사울 대표는 “많은 기업들은 여전히 ‘나쁜 일을 하지 말고 선한 일을 하라’는 ‘사회적 계약’ 관점에서 고안된 구시대적 CSR에 머물러 있다”며 “현 시대에는 단순히 규율을 지키고 자선 활동을 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기업들은 ‘사회적 혁신’을 통해 기업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면서 사회 문제까지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양손잡이’ 경영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의 또 다른 기조 강연자로 나선 스티븐 로클린 어카운터빌러티 글로벌 자문서비스 글로벌 총괄 대표는 ‘지속가능 경영의 전략적 접근’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 로클린 대표는 “현재 기업들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큰 불신에 직면해 있다”며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환경, 사회, 기업지배구조(ESG) 등 비(非)재무적인 요소에 대해서도 고려하는 책임감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제품 생산 단계에서부터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탄소 배출을 감소시키는 등의 혁신 활동을 통해 환경 경영을 실천하는 노력을 예로 들 수 있다. 로클린 대표는 “사회 문제를 문제가 아닌 기업 성장을 위한 기회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시스템 모두 사회적 혁신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청이 공동 주최한 제7회 지속가능경영대상 시상식도 열렸다. 수상 내용은 다음과 같다.

△대통령 표창: 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국무총리 표창: 배동현 아모레퍼시픽 부사장 △지식경제부 장관상: SK하이닉스, KOTRA, 굿필코리아, 포스코에너지 △중소기업청 청장상: 한국델켐, 성문, 뉴랩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상: 아시아나항공, 한국공항공사, 예금보험공사 △한국표준협회 회장상: LS엠트론, 한국서부발전 △지속경영학회 회장상: KB금융지주, 한국수자원공사, 김태곤 전(前) KB국민은행 준법감시인

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18호(2012년 12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올해 성공작-실패작 집중 분석

▼스페셜 리포트


1990년대 유행했던 문화적 이슈들을 섬세하게 담아내 세대를 넘나드는 공감을 불러일으킨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해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국민 게임으로 자리 잡은 ‘애니팡’, 두 달 넘게 빌보드 차트 2위를 유지하며 말춤으로 세계인을 매료시킨 ‘싸이’ 등 올해 소비자들은 단순하면서도 재미있는 아이템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하지 않아 큰 비난을 받거나(대한축구협회, 티아라) 독특한 발상에 집착한 나머지 소비자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실패로 끝난 사례(아이스치킨)도 있었다. 올해 주목할 만한 사례들의 성공과 실패 요인을 집중 분석했다.

잡스가 직원들에 고함 친 이유

▼ 하버드비즈니스리뷰


1997년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막 복귀했을 때였다. 당시 애플은 10여종의 매킨토시를 비롯해 수많은 컴퓨터와 주변기기들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몇 주 동안 제품을 검토하다 더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잡스는 소리를 질렀다. “이제 그만! 이건 미친 짓이야.” 잡스는 화이트보드에 2×2 매트릭스를 그린 후 가로줄에는 ‘일반인용’ ‘전문가용’, 세로줄에는 ‘데스크톱’ ‘휴대용’이라고 적었다. 그리고 팀원들에게 각 사분면에 해당하는 제품을 하나씩 결정해 총 4개의 제품만 남기고 나머지를 모두 없애라고 말했다. 소수의 제품을 위대하게 만드는 일에 힘과 전략을 집중하라는 의미였다. 우리 시대 최고의 창의적 혁신가 잡스가 남긴 교훈을 꼼꼼히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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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R#컨설팅#사회적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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