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전문가 덴트 박사 “팍팍한 세상 10년 더 겪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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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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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내 세계 증시 붕괴, 한국도 50% 폭락 가능성”

“커리어우먼인 패티는 30여 년간 꾸준히 저축과 투자를 해왔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회사가 어려워져 50세가 되던 2010년 해고당했다. 설상가상으로 집과 투자자산의 가치도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패티는 ‘차라리 번 돈을 다 쓰는 게 나았어. 아껴 쓰고 저축하고 세금도 꼬박꼬박 내왔는데 지금은 오히려 그것 때문에 더 힘들어’라며 절규한다.”

1980년대 말에 일본 경제 장기불황을 예측했던 해리 S 덴트 박사(사진)는 심각한 경제 버블의 후유증을 겪는 미국인들의 고통을 ‘패티’라는 여성의 사례를 들어 이렇게 설명했다. 경제예측연구소 HS덴트의 최고경영자(CEO)인 그는 향후 10년간 세계경제는 지금보다 더 깊은 경기 하강과 디플레이션(물가하락)을 겪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내놓았다.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시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신증권 인베스트포럼 2012’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덴트 박사는 “베이비붐 세대의 소비 감축과 과도한 부채라는 두 가지 요인으로 2013∼15년에 역사상 최대 부채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심각한 디플레이션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국가도 2013∼15년에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적 경기하강과 주식시장 붕괴를 피해 가지 못한다”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가동하고 있는 경기 부양책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한국은 서양 국가들에 비해 위험이 적은 편이지만 수출 의존도가 높아 대외 여건 악화에 큰 영향을 받는 것이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코스피는 2015년 말쯤 지금의 50% 수준인 950 선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이때 한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수출 대신 내수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겨울’을 견디기 위한 전략으로 △소득 대비 부채를 줄이고 △채권에 투자하는 한편 주식 투자는 2014년 이후를 고려하며 △지금의 일자리를 지키라고 조언했다. 이어 2023년 이후에는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남미 등 신흥(이머징) 국가들이 주도하는 경제 붐이 이어지고 이후 약 80년간은 다시 겨울을 겪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덧붙였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커리어우먼#저축#투자#경기침체#글로벌 금융위기#경기 부양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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