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엔진… 수압조절 핀… 태양광… “조선업계는 연비성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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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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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유가-불황 속 고효율 ‘에코선’ 기술 개발 박차

진동 줄이는 핀… 태양광 집열판 삼성중공업의 선박 바닥에 장착된 ‘세이버 핀’(위)은 선체 주변 물의 흐름을 제어하고 선체의 진동을 줄여 연료 소비를 줄여 주는 
장치다. STX팬오션이 8월부터 운항을 시작한 자동차운반선 STX도브(아래)에는 최대 24kW(킬로와트)의 전력을 생산하는 태양광
 집열판이 달려 있다. 삼성중공업·STX 제공
진동 줄이는 핀… 태양광 집열판 삼성중공업의 선박 바닥에 장착된 ‘세이버 핀’(위)은 선체 주변 물의 흐름을 제어하고 선체의 진동을 줄여 연료 소비를 줄여 주는 장치다. STX팬오션이 8월부터 운항을 시작한 자동차운반선 STX도브(아래)에는 최대 24kW(킬로와트)의 전력을 생산하는 태양광 집열판이 달려 있다. 삼성중공업·STX 제공
최근 해외 선주사인 스콜피오탱커가 3분기(7∼9월) 실적을 발표하면서 기존 선박과 연료 효율이 높은 선박의 연비를 비교한 결과를 공개해 조선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현대미포조선이 7월 인도한 고연비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STI 앰버(Amber)’와 기존 선박 ‘STI 코럴(Coral)’의 연료 효율 차를 선주사가 밝힌 것이다.

스콜피오탱커가 두 선박을 같은 속도로 운항한 뒤 비교한 결과 연비가 높은 선박은 제품을 싣지 않았을 때 하루 7t의 연료를 덜 썼다. 제품을 가득 실었을 때는 하루 9t을 절약할 수 있었다. 선박 연료인 벙커C유의 가격이 t당 600달러를 넘어선 것을 고려하면 고효율 선박은 하루 4200∼5400달러의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최근 경기 침체로 물동량이 줄어든 가운데 연료 효율이 높은 친환경 ‘에코선’이 관심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자동차 운전자들이 휘발유를 덜 먹는 차량을 선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선박 운항에 드는 연간 연료비가 선박 가격의 20∼30%에 이르기 때문에 선주사들도 같은 값이면 연료를 덜 쓰는 선박을 선호하는 것이다. 중국에서 생산한 선박의 중고 가격이 한국 조선사가 제작한 선박에 비해 최대 30%까지 싼 이유도 연료 효율이 낮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열린 서울국제해사포럼에서 머스크코리아 토머스 소렌센 사장은 “최근 불황으로 선주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어 선박의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선박을 수주하기 위한 조선업계의 경쟁 화두도 ‘연비’에 모아지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고효율 친환경 에코선이 장기적으로 조선사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판단하고 선체, 프로펠러, 엔진 등의 효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의 ‘STI 앰버’가 연료 효율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은 전자제어식 고효율 엔진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 엔진에는 운항 환경에 따라 연료를 효율적으로 조절해 소모 연료를 최소화하는 시스템이, 또 선미(船尾)의 프로펠러에는 선체 주변 물의 흐름을 균일하게 조절하는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

삼성중공업은 대형 유조선과 일반 상선의 선체 외판에 ‘세이버 핀(SAVER-Fin)’이라는 구조물을 달았다. 선체 주변 물의 흐름을 제어해 연료 소모를 줄이기 위해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세이버 핀을 달면 최대 5%의 연비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STX조선해양에선 신선종설계개발팀이 연비가 높은 선박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프로펠러 중심부에 바람개비 모양의 작은 핀을 설치해 물의 흐름에서 받는 영향을 최소화하거나 선박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넣어 엔진 제어장치, 공조, 조명 등 선박 운항에 필요한 에너지의 일부를 자체 충당하는 배를 만들기도 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스마트 엔진#수압조절#에코선#스콜피오탱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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