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den Champion]‘세일하이텍’ 박광민 사장 “자체 경쟁력 없으면 죽은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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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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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든 성공이든 모두 내 책임”… 광학용 필름 생산

박광민 세일하이텍 사장은 성장의 비결에 대해 “전년에 개발한 제품을 다음 해 매출의 30%가 되도록 한다는 원칙을 지켜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일하이텍 제공
박광민 세일하이텍 사장은 성장의 비결에 대해 “전년에 개발한 제품을 다음 해 매출의 30%가 되도록 한다는 원칙을 지켜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일하이텍 제공
“사업을 할 때는 이웃도, 사촌도 너무 믿어서는 안 돼요. 그들이 저를 대신해 책임져 주진 않잖아요.”

광학용 필름 생산업체 세일하이텍의 박광민 사장(61)은 인터뷰 내내 ‘책임’, ‘자립심’이라는 말을 강조했다. 다른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간 그때그때 당장의 위기를 넘길 순 있지만 결국 회사의 경쟁력은 녹슬게 된다는 의미였다.

박 사장이 이처럼 자립심을 강조하게 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1985년 모 업체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그는 부서 간 의사소통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 재료 분석을 하는데 그가 0.1%로 측정한 것을 부서원이 1%로 잘못 옮기면서 문제가 생겼다. 박 사장은 “연구원이 천직이라고 여기며 살았던 나에겐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며 “이 경험을 통해 매사 꼼꼼하게 확인하고 스스로 모든 일을 매듭짓는 습관이 생겼다”고 말했다.

회사 설립 6년차인 1990년, 뒤늦게 경영대학원에서 경영자코스를 밟은 것도 이 때문이다.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해 기업 경영과는 거리가 멀었던 박 사장은 “회사 운영 역시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스스로 하겠다는 생각에 서른아홉의 나이에 다시 펜을 잡았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현재 ‘나노 고분자’ 관련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세일하이텍은 신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 개발한 제품이 올해 매출의 30%를 넘지 않으면 그 기업의 미래는 없다는 것이 나의 소신”이라며 제품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석사학위 소지자 등 8명으로 구성한 신성장본부는 제품 개발의 핵심 부서다. 신성장본부장은 바로 제품 개발을 늘 강조하는 박 사장 자신이다. 인근 청주대의 연구진을 자문단으로 초빙해 산학(産學)협력도 꾸준히 하고 있다.

세일하이텍의 주요 수입원인 전자파 차단, 지문방지 필름 등은 신성장본부에서 개발한 제품들이다. 그 결과 현재 LG전자, 삼성SDI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물건을 납품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293억 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올해 350억 원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세일하이텍이 현재 주목하는 시장은 보건의료산업이다. 광학필름을 만들며 쌓은 접착 기술력을 토대로 붙이는 의약제품 산업에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에 적응하는 힘”이라며 “다양한 시도를 통해 어떤 변화에도 민첩하게 대처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세일하이텍#박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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