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매출 100억 이하 中企 정기 세무조사 면제

■ 정부 경제활력대책

연 매출액이 100억 원 이하인 중소기업은 내년 국세청이 실시하는 정기 세무조사를 받지 않는다. 정부의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올해보다 8000억 원 증액되며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도 올해보다 10조 원 늘어난다.

정부는 24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세정(稅政) 지원 및 재정투자 방안을 논의했다.

우선 정부는 영세중소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연매출 100억 원 이하 중소기업에 대해 내년에 정기 세무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연매출 10억 원 이하 기업만 정기 세무조사가 면제됐다. 이번 조치로 정기 세무조사 대상에서 빠지는 기업은 현재 26만 개에서 41만 개로 늘어난다.

이달 28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던 ‘관세 환급금 선(先)지급 후(後)심사제’는 연말까지 연장된다. 또 상시(常時) 근로자를 전년 대비 10% 이상 채용할 계획이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기 관세조사를 유예해주는 방안이 검토된다. 세관 직원이 신생 중소수출기업을 방문해 관세환급 신청 절차 등을 설명해 주는 ‘맞춤형 관세환급 컨설팅’도 제공된다.

재정부 당국자는 “세정 지원은 국민과 기업들이 체감하는 효과가 큰 만큼 경제심리 위축을 다소나마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날로 침체되는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SOC 투자 확대도 추진한다. 정부는 2013년도 예산안에서 SOC 분야에 올해보다 8000억 원 증액된 23조9000억 원을 편성했다. 공사가 끝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빼고 보면 연간 투자액이 1조1000억 원 늘어나는 셈이다.

철도 분야에는 경부·호남 고속철도, 원주∼강릉 복선전철 등을 중심으로 총 6조8000억 원이 투자된다. 올해보다 7000억 원 늘어난 규모다. 도로 건설은 경기 성남∼장호원 국도, 전북 부안∼태인 국도 등에 올해보다 6000억 원 증가된 8조4000억 원이 배정됐다.

특히 수원∼광명 민자고속도로 등 교통수요가 많은 민자도로 건설에 올해의 2배 수준인 6253억 원이 투입된다. 이 밖에 경제자유구역, 연구특구 등의 지원에 1조2347억 원이, 지방 국립대학 시설 확충에 3531억 원이 각각 편성됐다.

중소기업에 대한 내년도 정책자금은 총 180조4000억 원으로 올해보다 10조 원 확대됐다. 정책금융공사와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이 올해 계획(51조7000억 원)보다 많이 공급하기로 했고,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도 중소기업 보증 공급 규모를 올해보다 늘릴 계획이다. 신·기보의 내년 매출매권보험 공급 규모도 올해 7조 원에서 내년에 10조 원으로 늘어난다. 소상공인들이 주로 찾는 지역신용보증기금 자금은 올해보다 3조 원 늘어난 9조1000억 원이 내년에 풀린다. 수출입은행도 올해보다 1조 원 많은 16조 원을 중소기업에 지원한다.

이날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경제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며 “영세사업자와 중소기업의 부담을 낮추고 안정적인 경영 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방안을 앞으로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