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도 희비… 애플은 하이킥, 삼성은 큰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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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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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시간외거래 1.78%↑
삼성, 최근 2주간 4.06%↓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침해 소송 결과에 따라 두 회사의 주가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주식시장 사상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애플은 추가 상승이 예상되는 반면 삼성전자는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24일(현지 시간) 미국 북부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에서 애플의 손을 들어 주면서 애플 주가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애플 주가는 사상 최고인 675.04달러를 나타냈다. 이날 장내 거래 종가인 663.22달러보다 11.82달러(1.78%)나 상승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7월 말부터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냈으나 소송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불거지면서 최근 2주 동안 4.06%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01% 하락에 그쳐 상대적으로 삼성전자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24일 한국 법원이 삼성전자에 유리한 판결을 했을 때도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1만2000원 떨어진 127만5000원에 마감됐다. 애플과의 특허소송에서 삼성전자가 밀린다는 예상이 퍼지면서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대거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20∼24일 삼성전자 주식을 1조9621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이 같은 흐름은 주초 삼성전자 주가에 바로 반영될 것으로 전망됐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26일 “월요일부터 삼성전자 주가가 눈에 띄게 내려갈 수 있다”며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5’ 출시가 임박한 점도 삼성전자에는 부담”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에 불리한 전망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으므로 주가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및 하반기 실적 예상치가 양호하다”며 “주가는 펀더멘털(기초 체력)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 실적이 좋기 때문에 이번 소송 결과는 단기 악재에 그친다는 분석이다. 박강호 연구원도 “배상만 완료되면 문제가 해결되고, 배상금 규모도 항소 절차를 거쳐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 주가를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배상금을 물어주는 게 불확실성을 떨쳐버리고 새롭게 시작할 ‘전화위복’의 기회도 된다는 뜻이다.

일부에서는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진행 중인 소송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내놓고 있다. 이동섭 SK증권 연구원은 “아직 소송이 많이 남아서 상황을 판단하긴 이르다”며 “당분간 지켜봐야겠지만 특허 소송이 삼성전자의 근본적인 주식 가치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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