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이자 정기예금 실종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0일 03시 00분


시장 금리가 떨어지면서 연 4%대의 정기예금이 종적을 감추고 있다. 시중은행의 스마트폰용 정기예금이나 저축은행 고금리 정기예금 등 그나마 높은 금리를 지급했던 상품들이 줄줄이 금리를 내리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KB스마트폰 정기예금’ 기본 이율을 지난달 연 4.0%에서 이달부터 연 3.7%로 인하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스마트폰용 상품인 ‘e-플러스 정기예금’ 금리를 연 3.8%에서 3.3%로 내렸다.

스마트폰용 정기예금은 은행권이 모바일뱅킹을 확산시키기 위해 일반 정기예금보다 많게는 1%포인트의 이자를 더 얹어준 대표적인 고금리 상품이었다. 하지만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예금에 돈이 몰리는 반면 경기 불황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자금 운용처가 마땅치 않자 은행들은 정기예금에 굳이 높은 금리를 줄 필요성이 없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지난달 4조3000억 원 늘어나는 등 올 들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일반 정기예금의 이자는 이미 연 4% 아래로 내려왔다. 신한은행의 ‘두근두근 커플 정기예금’은 최근 3.4%까지 떨어졌고, 우리은행의 ‘토마스 정기예금’은 최고 연 3.7%에서 3.5%로 각각 내려갔다.

금융권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줬던 산업은행의 ‘KDB 다이렉트 정기예금’은 연 4.3%에서 4.05%로 내려 간신히 4%대 금리를 유지했다.

고금리 예금의 대명사였던 저축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일제히 내리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8일 현재 4.04%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달 6일 동부저축은행은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4.0%에서 3.8%로 낮췄다. 보통예금 금리는 3.0%에서 2.0%로 1.0%포인트 인하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계열사인 현대스위스1, 2, 3저축은행도 이달 1일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4.2%에서 4.1%로 내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기예금 금리는 당분간 연 3%대에 머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하반기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 2차례 인하할 것으로 예상돼 정기예금 금리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정기예금#금리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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