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직원 이원기 씨(57·사진)는 경북 포항시 포항제철소 내에서 무엇이든 척척 해결하는 ‘이가이버’로 통한다. 손재주가 뛰어난 미국 TV드라마의 주인공 맥가이버에 빗댄 별명이다.
1978년부터 포항제철소 화성부(코크스 제조)에서 일한 이 씨는 2010년 12월 포스코를 정년퇴직하고도 재취업해 근무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2건의 특허 등록을 시작으로 올해에만 총 23건의 특허를 제출했다. 이 중 15건이 특허로 등록이 됐고 2건은 심의 중이다.
1989년 포스코가 독일의 오토(OTTO)사로부터 코크스 관련 설비를 들여왔을 때 잦은 고장으로 정상 조업이 힘들 정도였다. 외부 설비공급 전문가들이 1년간 노력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철수를 했다. 결국 이 씨와 정비요원들이 나서서 원인을 찾아 설비를 고친 뒤 이 설비는 지금까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 씨는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특허 기술로 연결시켜 왔다.
그가 특허 등록에 관심을 기울인 것은 기술이 포스코의 자산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외국에서 도입한 설비에 개선안을 내서 적용되면 결국은 외국 공급사 기술로 둔갑하더군요. 이런 사례를 여러 번 겪으면서 우리 기술이 외국 기술이 되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어 특허 등록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철강의 원료가 되는 코크스를 냉각시키면서 열을 회수해 부생에너지를 얻는 코크스 건식냉각설비(CDQ)에 대해서는 제철소 내에서 최고의 지식을 갖추고 있다. 이 씨는 CDQ보일러 설비운전기술 등 다양한 지식으로 무장해 후배들이 쉽고 빠르게 업무를 배울 수 있도록 도왔다. 현장의 작은 아이디어를 특허로 발전시킨 경험을 여러 차례 후배들에게 강의로 가르치기도 했다.
이 씨는 “항상 관심을 가지고 문제점을 개선하려고 하는 마인드로 설비를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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