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한국’에 닥칠 파도 커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4일 03시 00분


■ 세계 3대 시장 동반위축
상반기 무역흑자 30% 줄어… 3분기 수출전망 3년새 최저

세계 3대 경제권의 실물경제가 동반 추락하면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앞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들 3개 경제권이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7%로 이 지역의 경기침체는 곧바로 한국의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무역 부문의 부진은 이미 시작됐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한국의 올 상반기(1∼6월) 무역수지 흑자는 10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흑자(153억 달러)보다 30.5% 감소했다.

특히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연합(EU) 지역 무역수지 흑자는 지난해 상반기 75억9000만 달러에서 올 상반기 6억6000만 달러로 무려 91.3%나 급감했다. 업종별로는 한미,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관세인하 혜택을 톡톡히 본 자동차(15.7%) 및 자동차부품(10.2%)의 수출이 늘었지만 또 다른 주력 업종인 무선통신기기(―32.3%)와 선박(―20.1%), 가전제품(―8.7%) 등의 수출은 크게 감소했다.

하반기(7∼12월) 상황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3분기(7∼9월) 수출산업 경기전망 조사에 따르면 3분기 전망지수는 87.5로 전 분기 대비 7.4포인트 하락했다. 3분기 국내 수출 기업의 체감경기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분기(4∼6월) 이후 가장 나쁠 것이란 전망이다.

당초 정부는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대(對)EU, 중국 수출은 다소 줄겠지만 미국과 신흥시장 성장세가 양호해 수출 수요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믿었던 미국마저 제조업이 위축되는 등 실물경제 부진이 나타나고 있어 정부의 낙관적 전망은 엇나갈 공산이 커졌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경제권#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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