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에 불어라, 스파크 바람”… 창원, GM 경차수출 전진기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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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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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발효 이후 첫 美수출… 한국GM 창원공장 가보니

한국GM의 경차 쉐보레 스파크가 18일 경남 창원시 마산항에서 북미 수출을 위해 탈리스만호에 실리고 있다. 한국GM 제공
한국GM의 경차 쉐보레 스파크가 18일 경남 창원시 마산항에서 북미 수출을 위해 탈리스만호에 실리고 있다. 한국GM 제공
18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성주동의 한국GM 공장.

국내 최초의 경차(배기량 1000cc 미만인 차) 전문 공장인 이곳 근로자들의 손길이 오전부터 바쁘게 움직였다. 조립라인에서 갓 빠져나온 한국GM의 대표 경차 쉐보레 스파크들은 트레일러를 타고 하나 둘씩 인근 15km 거리의 마산항으로 향했다.

항구 선적장에서 차를 건네받은 운전사들은 항구에 정박한 6만7140t급의 초대형 자동차운반선 ‘탈리스만’호로 분주히 차를 옮겼다. 국내 경차 모델이 북미 지역으로 수출되기 시작한 첫날이었다.

한국GM은 북미형 스파크 1201대의 선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북미 시장 완성차 수출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이전까지 주로 반조립제품형태(CKD) 수출에 주력해 왔지만 이날부터는 완성된 형태의 차를 현지 시장에 직접 공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마산항에서 출발한 스파크는 파나마 운하를 통해 미국 뉴저지 주 뉴어크 항에 도착한 뒤 미국 곳곳의 대리점으로 이동한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는 현지에서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다. 올해 수출 예정대수는 3만∼5만 대. 이달에만 3차례 더 선적 계획이 잡혀 있다. 창원공장은 현재 조립라인 2개 중 하나를 스파크 전담으로 두고 시간당 37대를 생산하고 있다.

한국GM 창원공장 대외홍보팀 허송도 차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완성차를 북미 지역에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첫 수출 모델로 경차인 스파크를 선택한 이유는 금융위기 이후 연료소비효율(연비)에 민감해진 미국 소비자들이 기존에 몰던 큰 차 대신 경차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장에서 살펴본 북미형 스파크는 내수 모델과 비교해 볼 때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수출용은 공격적인 디자인을 선호하는 북미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춰 앞 범퍼 라디에이터 그릴 크기를 키웠다. 터치 방식의 7인치급 액정표시장치 스크린과 텔레매틱스(무선통신기술을 이용한 차량용 정보시스템) 장치인 ‘마이링크’를 적용했다. 현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고급 품목을 적용해 가격대는 내수 판매용(964만∼1229만 원·가솔린 기본형, 자동변속기 기준)을 훌쩍 뛰어넘는 1만2995∼1만4975달러(약 1520만∼1752만 원) 수준이다.

한국GM은 창원공장을 ‘국내 첫 경차 전문공장’에서 나아가 ‘경차 수출의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조태호 창원지역본부장은 “미국 측이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2.5%)가 한미 FTA를 통해 2016년부터 철폐되면 대미 수출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창원공장 조립라인 벽면에는 현수막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북미에도 불어라, 스파크 바람.’

창원=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GM경차수출#북미형 스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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