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600대 기업, 올 140조 통큰 투자… 변수는 경기-정치 불확실성”

  • 동아일보

■ ‘사상 최대 규모 투자 전망’ 보고서

국내 600대 기업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140조 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 침체와 선거 등 대내외 변수 속에서도 선제적 투자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선 것이다.

기업들이 이 같은 계획을 실제 투자로 연결하기까지는 국내 경기의 향방, 12월 대통령선거 등이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작년보다 12.1% 늘어나


전국경제인연합회는 8일 내놓은 ‘600대 기업(금융권 제외) 투자실적 및 계획’ 보고서에서 올해 조사 대상 기업들의 투자 규모는 전년 투자실적 대비 12.1% 늘어난 140조7719억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제조업은 전자부품·장비, 자동차·부품 등이 투자 확대를 주도해 전년보다 11.3% 증가한 93조3801억 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이외의 업종에서는 전력, 가스, 수도, 통신, 정보기술(IT) 서비스의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비(非)제조업의 올해 투자계획은 지난해보다 13.6% 증가한 47조3918억 원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기업들이 올해 투자를 늘리겠다고 계획하는 것은 국내 선거와 유럽발(發) 재정위기 등의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선행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 유럽 재정위기-선거 정국이 관건


하지만 기업들의 투자심리를 위협하는 변수도 적지 않다. 기업들은 올해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경제 변수로 국내외 경기 회복 여부(69.8%), 비경제 변수로는 대선 등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32.3%)을 가장 많이 꼽았다. 국내 경기 회복 여부와 선거 정국에서 불거질 반(反)기업 정서 및 대기업 때리기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 달 전만 해도 “실물지표가 개선됐다”며 이른바 ‘바닥론’을 얘기하던 정부도 최근에는 경기 회복세의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 상반기(1∼6월)를 저점으로 하반기에 경기 반등이 이뤄지는 이른바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이 현실로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8일 펴낸 ‘최근 경제동향’에서 “국제유가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스페인 신용등급 하락 등 유럽 재정위기 관련 불안요인이 확대되고 있다”며 “실물지표 개선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투자 활성화에 역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경련의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들은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25.5%), 자금조달 지원(20.0%), 감세기조 유지 등 세제 지원(18.0%) 등을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책 과제로 꼽았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기업#전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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