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자동차업계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로비에 나섰다. 지난해 7월 한-EU FTA가 발효된 이후 유럽 내 한국 자동차 수입이 급증한 데 따른 대응책이다.
8일 자동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유럽 자동차회사들과 EU 관계자들은 최근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한국산 자동차 수입이 크게 늘어나는 것에 대처하기 위해 한-EU FTA 개정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유럽 자동차회사들은 한-EU FTA에도 한-미국 FTA의 ‘스냅백(Snapback)’ 조항을 집어넣는 방향으로 한-EU FTA를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스냅백 조항은 한 나라의 수출이 일방적으로 늘어나면 약속한 특혜관세 혜택을 일시적으로 철회하고 다시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다. 수출국가가 관세를 피하기 위해 다시 수출 물량을 줄이도록 압박하는 역할을 한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회장을 맡고 있는 세르조 마르키온네 크라이슬러피아트그룹 회장은 “유럽 자동차회사들이 과잉생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이 한국산 자동차가 급격히 유입되며 유럽 자동차산업을 압박하고 있다”며 “한-EU FTA를 주의 깊게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자동차업계의 3월 유럽 시장 수출은 월간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3월 현대·기아자동차의 유럽 시장 판매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 늘어난 8만5193대로 월간 기준으로 최대 규모다. 시장점유율도 5.7%로 전년 동기에 비해 1.1%포인트 올랐다.
국내 자동차산업은 해외 시장 선전에 힘입어 내수와 수출을 합한 4월 생산대수가 39만6184대로 집계됐다. 역대 4월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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