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BMW “기아車 K9 보고 충격적 한 마디…”

  • 동아경제
  • 입력 2012년 5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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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차 업체들 ‘K9’ 신경 쓰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국내 고급 대형세단 시장에 한차례 혈전(血戰)이 예고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2일 플래그십(최고급형) 모델인 K9를 출시하는 자리에서 “독일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대형세단을 겨냥한 모델”이라며 노골적인 선전포고를 했다.

신차발표회장에서 만난 기아차의 한 임원은 “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가 조금 약할 뿐이지, K9의 성능이나 품질은 BMW나 벤츠 등 프리미엄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이라고 자신했다. 기아차는 신차를 발표하기 이전부터 공개적으로 “BMW 7시리즈를 벤치마킹했다. 가격은 5시리즈 수준이나 사양이나 성능은 7시리즈와 견줄만하다”고 홍보해왔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독일 고급 수입차 업체들은 기아차의 공세를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A사의 임원은 4일 “아직 K9를 타보지 않아서 뭐라고 평가하긴 이르다”면서도 “아무래도 국내 고급차 시장이 제한적이라 프리미엄 차들의 판매에 영향이 있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K9가 아무리 첨단사양과 신기술을 적용했어도 단번에 프리미엄 차들을 따라잡기는 힘들 것”이라며 “막연하게 타 브랜드를 흉내 내기보다는 차라리 한국차다운 것을 만들었어야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기도 했다.
B사의 임원도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차를 타던 고객이 검증되지 않은 K9로 쉽게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면서 “K9가 대중화되면 고가 차에 대한 소비자의 저항감이 줄어 오히려 고급차 시장이 넓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K9의 고객층에 대해 “쏘나타나 그랜저를 타던 고객이 우리 차로 옮겨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K9를 선택하며 국산차에 머무를 수는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C사의 직원은 “차량판매에 얼마만큼 영향을 줄지는 정확히 몰라도 지금 예상으론 아마 미약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K9의 경쟁모델은 독일 프리미엄 차들이 아니고 제네시스나 에쿠스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과거 제네시스 출시를 예로 들며 “당시에 프리미엄 수입차의 판매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K9의 판매가격은 3.3모델 5290~6400만원, 3.8모델 6340~8640만원이며,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차로는 BMW 520d(6350만원) 528i(6840만원), 메르세데스-벤츠 E300(6880~8090만원), 아우디 A6(5900~8420만원) 등이 포진해 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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