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때리기 공약 대선때 더 심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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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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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대그룹 계열사 CEO-임원 정치권 움직임 설문

‘각 정당이 19대 총선 때 내놓은 공약들을 그대로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올해 대선에서는 정당들이 더 강한 대기업개혁 공약을 들고 나올 것 같다.’

국내 30대 그룹의 주요 경영인들은 올해 총선과 대선 국면에서 기업 정책과 관련한 정치권의 움직임에 대해 이같이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대 총선 직후인 12∼14일 동아일보 산업부·경제부가 30대 그룹의 대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및 주요 임원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다.

○ “대선 때 ‘대기업 때리기’ 더 심해질 것”


기업인들은 올해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이번 총선 때보다 더 강도 높은 대기업 규제 공약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1∼5점 척도로 대선 공약이 이번 총선 공약과 비슷한 강도일 거라면 3점을, 더 약해질 것이라면 1∼2점을, 더 강해질 것이라면 4∼5점을 매겨 달라고 한 결과 평균 점수는 3.4점이었다.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의 대기업 관련 대선 공약은 총선 때보다 훨씬 강도가 셀 것(4.5점)이라는 전망이었으며, 민주통합당 공약(3.8점)도 만만치 않으리라는 예상이 많았다. 새누리당(3.0점) 역시 총선 때보다 약해지지는 않을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국민 정서가 대기업에 우호적이지 않으니 정당들이 별수 있겠느냐”며 “가뜩이나 기업 환경이 불확실한데 선거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19대 총선 과정에서 각 당이 경쟁적으로 내걸었던 대기업 개혁 공약에 대해 경영진들은 ‘설마 그대로 추진되겠느냐’라는 반응이었다. 취재팀이 꼽은 5가지 대기업 관련 공약 중 19대 국회에서 가장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은 것은 ‘하도급 부당 단가 인하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확대하겠다’는 것이었다. 강도 높게 추진될 것 같으면 5점, 흐지부지될 것 같으면 1점을 매기라는 주문에 대해 이 공약은 3.4점을 받았다. 새누리당은 ‘대기업 납품 단가 후려치기’에 대해 3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기업 총수 일가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를 제한하겠다는 공약(2.9점)도 비교적 추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었다. 새누리당은 대기업 임원 및 지배주주 일가의 각종 위법에 대해서는 사면권 행사를 최대한 억제하겠다고, 민주당은 기업인의 횡령과 배임을 대통령 사면 대상에서 아예 제외하고, 원천적으로 집행유예도 불가능하게 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10대 대기업집단 전 계열사에 출자총액제한제도를 도입하고, 출자총액은 순자산의 30%로 묶겠다거나(2.3점), 자산 5조 원 이상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를 금지하겠다(2.3점)는 민주당의 공약이 그대로 실현될 것으로 보는 응답자는 많지 않았다. 이들 공약은 선거기간 중에도 ‘주요 그룹이 순환출자를 해소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재벌 관련 법안을 한데 묶어 ‘재벌규제법’을 만들고 30대 기업을 단계적으로 3000개 전문기업으로 전환시키겠다는 통진당의 공약은 매우 낮은 점수(1.9점)를 받았다.

○ “기업 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19대 국회가 가장 역점을 둬야 할 대기업 정책에 대해서는 규제 완화, 감세 등 기업 하기 좋은 환경 조성(4.5점)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다음은 녹색성장 등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4.1점)과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체결 등 통상정책의 순이었다. 응답자들은 성과공유제 확산 등 동반성장 정책(3.2점)이나 일감 몰아주기 금지 등 서민상권 침범제한 정책(3.1점)에도 큰 거부감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주회사 규정 강화, 순환출자 금지 등 대기업 경제력 집중을 저지하는 정책(2.2점),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 공정경쟁 관련 정책(2.8점)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 설문에 참여하신 분들 ::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김충호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박영춘 ㈜SK CR담당 전무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 신헌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사장 박한용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이재성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김형국 GS칼텍스 경영기획실장 전무 지창훈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심경섭 ㈜한화 대표이사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장 사장 한기선 두산중공업 운영총괄사장(COO)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 추성엽 ㈜STX 대표이사 사장 손종호 LS전선 대표이사 사장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이사 권오철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최병렬 이마트 대표이사 이철상 대우조선해양 전무 박광호 ㈜동부 대표이사 사장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김윤 대림산업 대표이사 부회장 이일난 부영주택 대표이사 사장 서종욱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임상진 KCC 이사 김영철 동국제강 사장 김동철 에쓰오일 수석부사장 이상운 효성 부회장 백우석 OCI 대표이사 사장 하병호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

<산업부·경제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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