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글로벌 리튬 확보 전쟁’ 역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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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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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물公-포스코, 볼리비아에 배터리 소재 공장 설립 계약

리튬 매장된 소금호수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스에서 남쪽으로 200여 km 떨어진 우유니 소금호수에는 전 세계 리튬 매장량의 약 3분의 1인 540만 t가량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유니=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리튬 매장된 소금호수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스에서 남쪽으로 200여 km 떨어진 우유니 소금호수에는 전 세계 리튬 매장량의 약 3분의 1인 540만 t가량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유니=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우리나라가 글로벌 리튬 확보 전쟁에서 한발 앞서게 됐다. 한국컨소시엄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리튬(약 540만 t)을 보유하고 있는 볼리비아와 리튬배터리의 핵심 소재를 생산하기로 공식 합의했다. 리튬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휴대전화 전기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2차전지의 필수 원료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공사와 포스코로 이뤄진 한국컨소시엄이 볼리비아 광물 국영기업인 코미볼과 27일(현지 시간) 현지에서 리튬배터리 사업 추진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기본계약(HOA)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HOA는 지난해 7월 체결한 양해각서(MOU)를 구체화한 것으로 일본과 중국 등 경쟁국을 제치고 한국이 먼저 볼리비아에서 리튬사업을 하게 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볼리비아 정부는 자국의 리튬개발사업을 3단계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1단계로 우유니 소금호수에서 리튬을 추출하고 2단계에서 불순물을 제거한다. 3단계는 불순물을 제거한 리튬을 배터리로 만드는 과정이다. 이번 HOA 체결로 한국과 볼리비아는 합작법인을 세워 2014년 상반기부터 리튬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기로 한 것이다.

당초 한국은 볼리비아 리튬사업에서 후발주자였다. 외환위기 때 폐쇄한 볼리비아 대사관을 2009년 3월 재개설한 뒤 같은 해 8월 자원협력사절단을 파견해 본격적인 자원외교에 뛰어들었다. 당시 일본이 이미 리튬 추출기술 연구를 제안했고 프랑스가 ‘볼로레’라는 전기차 회사를 통해 리튬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상당히 늦은 것이었다.

김신종 광물자원공사 사장은 “자원외교 특사로 나선 이상득 전 의원이 여섯 차례나 볼리비아를 방문하고 볼리비아 정부가 포스코의 리튬 추출기술을 높게 평가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포스코가 27일(현지 시간)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스에서 합작법인설립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신종 광물자원공사 사장, 엑토르 에기
바르 코미볼 사장, 에차수 증발자원총국장, 권오준 포스코사장. 한국광물자원공사 제공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포스코가 27일(현지 시간)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스에서 합작법인설립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신종 광물자원공사 사장, 엑토르 에기 바르 코미볼 사장, 에차수 증발자원총국장, 권오준 포스코사장. 한국광물자원공사 제공
자원전문가들은 이번 HOA 체결이 일단 양극재 생산과 관련된 것이지만 향후 우유니 소금호수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 산하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은 한국을 방문한 루이스 알베르토 에차수 증발자원총국장에게 통상 1년이 걸리던 리튬 추출기간을 1개월 내로 크게 단축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선보인 바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리튬배터리를 최종 생산하는 한국의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도 이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며 “장기적으로는 앞선 기술을 갖고 있는 한국 기업이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호수에 매장된 리튬 추출에도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산업#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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