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金’ 발등찍고 원유펀드는 효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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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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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호재 수익률 7%대… “변동성 커 분산투자 바람직”

지난해 두각을 나타냈던 금 펀드가 최근 금 가격 하락 등으로 빛을 잃어가고 있는 반면에 국제 원유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원유에 투자하는 펀드는 선전을 펼치고 있다.

1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원유 관련 펀드들의 14일 기준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7.23%로 ―2.78%의 평균 수익률을 내고 있는 금 관련 펀드들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수익률도 마찬가지다. 원유 펀드 평균 수익률이 7.37%를 거둔 반면에 금 펀드는 1.00%로 집계됐다. 개별 펀드를 살펴보면 ‘미래에셋맵스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의 1개월 수익률은 7.30%를 보였고 ‘삼성WTI원유특별자산 1’은 7.16%로 집계됐다. ‘한국투자WTI원유특별자산자 1’의 수익률도 7.09%로 이들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나란히 7%를 웃돌고 있다.

금 펀드 수익률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국제 금 선물가격이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 가격은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돼 미국 국채에 돈이 몰리면서 지난해 4분기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0월 미국 원자재선물거래위원회가 승인한 원자재 선물거래 제한 조치 역시 금값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최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3차 양적완화 조치에 대한 신호를 내놓지 않아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가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1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4월물은 전날보다 3% 내린 온스당 1642.90달러를 나타냈다. 지난해 8월 22일 1904.00달러와 비교하면 200달러가 넘게 하락한 셈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국제 유가는 이란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9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07.40달러를 나타냈고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109.77달러로 올 들어 최고가로 뛰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 13일 이후에는 100달러 아래로 하락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원유펀드의 장기적 전망은 나쁘지 않으나 변동성이 심한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채현기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전 개발에 참여하는 회사에 투자하는 펀드인지, WTI지수에 연동되는 펀드인지 성격을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또 변동성이 큰 만큼 집중투자가 아닌 분산투자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 펀드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낙담하지는 말라’고 귀띔한다. 골드만삭스, UBS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올해 온스당 금 가격이 최고 20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 바 있고 세계금협회(WGC) 역시 “올해 금 수요가 다각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기 때문이다. 임병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소한 올 한 해는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중에 돈을 많이 풀 것으로 보여 금값이 강세를 띨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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