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기아 ‘시드’에 꽂힌 해외 車업계 CEO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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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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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모터쇼서 6년만에 새 디자인 선보이자
폴크스바겐-아우디-르노닛산 회장 꼼꼼히 체크

6일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 기아차 전시장에 마련된 신형 모델 ‘시드’의 운전자석에 직접 앉은 채 차 이곳저곳을 살펴보는 마르틴 빈터코른 폴크스바겐그룹 회장. 제네바=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6일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 기아차 전시장에 마련된 신형 모델 ‘시드’의 운전자석에 직접 앉은 채 차 이곳저곳을 살펴보는 마르틴 빈터코른 폴크스바겐그룹 회장. 제네바=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6일(현지 시간) 오후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에서 열린 ‘82회 제네바 모터쇼’ 메르세데스벤츠 전시장 옆에 1350m²(400여 평) 규모로 마련된 기아자동차 전시장으로 4명의 독일 신사가 들어섰다. 마침 전시장에 있던 같은 국적의 기아차 디자인 총괄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이 이들을 반갑게 맞았다.

이들은 2, 3분간 기아차의 유럽 전략 차종인 ‘시드’ 신형 모델을 유심히 살펴봤다. 팔짱을 낀 채 무리 중 가장 앞서 있던 신사가 성큼 성큼 운전자석으로 가 앉더니 10여 분간 차량 내부를 꼼꼼히 살폈다. 바로 마르틴 빈터코른 폴크스바겐그룹 회장이었다.

독일 최대 자동차기업 폴크스바겐그룹을 이끄는 빈터코른 회장은 모터쇼에서 그의 동선(動線) 하나하나에 전 세계 언론이 주목하는 세계 자동차산업의 거물이다. 그가 다른 회사의 전시장을 찾았다는 사실 하나만도 해당 회사에 엄청난 홍보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지난해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는 빈터코른 회장이 현대차 전시관을 찾아 직접 ‘i30’ 운전자석에 앉아 스티어링휠을 돌려보거나 줄자로 차 이곳저곳을 재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유튜브 등을 통해 퍼지기도 했다.

6개월 새 열린 두 번의 모터쇼에서 빈터코른 회장이 주목한 i30와 시드는 모두 폴크스바겐의 베스트셀링 해치백 모델인 ‘골프’에 맞대응하기 위해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내놓은 전략 차종이다. 폴크스바겐코리아 고위 관계자는 “최근 독일 본사에서도 현대·기아차에 대한 언급이 잦아졌다”며 “특히 기아차의 글로벌 전략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 내부 평가”라고 전했다.

빈터코른 회장이 전시장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폴크스바겐그룹에 속한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우디의 루퍼트 슈타들러 회장이 홀로 시드를 살펴보며 수첩에 무언가를 적는 모습이 기자에게 포착됐다. 프랑스 최대 자동차기업인 르노닛산을 이끄는 카를로스 곤 회장도 기아차 전시장을 찾았다. 클라우스 비쇼프 폴크스바겐 디자인 총책임자와 크리스 뱅글 전 BMW 총괄 디자이너이자 현 삼성전자 마스터 디자이너도 시드를 비롯해 기아차의 콘셉트카 ‘트랙스터’와 ‘레이’ 전기차를 꼼꼼히 살펴봤다.

전 세계 자동차산업 거물들의 발길을 끈 시드는 5도어 해치백 준중형 모델로 2006년 처음 출시한 이후 6년 만에 새롭게 디자인을 바꿔 다시 선보인 유럽 전략 차종이다. 유럽에서 모두 61만 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번 시드는 폴크스바겐과 아우디에서 경력을 쌓은 슈라이어 부사장 특유의 디자인 감각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7일 모터쇼장을 찾아 시드를 보고 “정말 잘 만들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폴 필포트 기아차 유럽법인 부사장은 “시드는 유럽에서 디자인, 제작, 생산 등 전 과정을 거친 유럽의 정체성을 담은 차”라며 “이전 모델보다 차체를 낮춰 역동성을 강조하며 유럽 지형에 잘 맞는 차로 거듭났다”고 자평했다. 기아차는 유럽 경제위기에도 신형 시드를 내세워 올해 유럽 내 판매를 지난해보다 9.5% 늘리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제네바=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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