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와인 ‘몬테스 알파’ 가격 내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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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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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수입업체 나라셀라는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인 칠레산 와인 ‘몬테스 알파’의 가격을 다음 달부터 10% 내린다고 15일 밝혔다. 몬테스 알파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조 추첨 행사 등에서 쓰이며 유명해졌으며 국내 시장에서 지난해까지 단일 브랜드로는 최대인 450만 병이 팔려나간 와인이다.

나라셀라는 “유통 구조를 단축하는 방향으로 주세법 시행령이 개정되며 와인 가격이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진 데 부응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가격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주류 수입업체가 직접 소매업을 할 수 없었지만 개정 시행령은 이 같은 규제를 풀었다. 나라셀라는 그간 ‘와인타임’이라는 별도 법인을 통해 와인을 판매했지만 앞으로는 직접 수입 와인을 팔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나라셀라는 몬테스 알파 가격을 내릴 이유가 없다. 와인타임은 나라셀라가 수입한 와인 외에도 다양한 브랜드의 와인을 판매하고 있어서 당장 이를 없앨 수 없는 데다 몬테스 알파의 수입 가격 등 원가도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유통업계에서는 나라셀라가 이번 가격 인하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줘 소매 판매를 늘리려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느닷없는 몬테스 알파의 가격 인하 소식에 경쟁사인 다른 칠레 와인 수입업체가 “5년째 가격을 거의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가격을 내릴 방침 또한 없다”는 보도자료를 내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들어 13일까지 주종별 판매량은 수입 맥주가 전년 동기 대비 4.6%가량 늘었을 뿐 나머지 모든 주종은 판매가 감소하는 등 주류시장은 전반적으로 불황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주류업체들도 식당과 술집 등 업소 위주의 영업에서 벗어나 소비자와의 대면 접촉을 늘리는 등 판촉을 강화하는 추세다.

J&B 수입사인 수석무역은 지난해 10월부터 커피전문점 ‘커핀 그루나루’ 매장에서 J&B 칵테일을 팔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공사장 소리 등 각종 도시 소음을 녹음해 인터넷에 올리면 이를 전문 DJ가 음악으로 만들어주는 행사를 벌여 보수적인 주류업계에서 파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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