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에도… 해외비중 높은 대형사들은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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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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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사상최대… 현대건설 2년연속 매출 10조 돌파
포스코건설-대우건설-삼성건설도 해외수주 선전

1일 대림산업은 들뜬 분위기 속에서 지난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 신규 수주에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매출은 7조1875억 원, 영업이익은 5824억 원으로 전년과 비교하면 각각 13.3%, 88.4%나 증가했다. 그보다 며칠 전 실적 잠정치를 발표한 현대건설도 마찬가지. 현대건설은 지난해 매출이 11조9202억 원으로 건설업계 최초로 2년 연속 매출 10조 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건설사들의 연간 실적 발표가 잇따르는 가운데 주요 대형 업체들이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비롯해 최대 수주 실적 등을 기록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가 수년째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형사들이 이처럼 선전한 것은 적극적인 해외 진출로 수주 실적을 끌어 올렸기 때문이다.

국내 주택사업의 수익성 하락과 건설 경기 침체 등으로 대부분의 건설사가 발표한 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편이다. 하지만 주요 건설사들은 해외 매출을 지속적으로 거두면서 위기 속에서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다.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대림산업의 경우 해외사업 수주가 크게 늘며 신규 수주(해외법인분 포함)가 처음으로 10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중동과 동남아시아에서 1조 원 이상의 초대형 정유 및 발전 플랜트를 수주한 데 힘입어 전년의 8조2048억 원보다 2조5000억 원가량 늘어난 10조7348억 원의 신규 수주를 기록했다. 2년 연속 매출 10조 원을 돌파하는 데 성공한 현대건설 역시 해외 플랜트·토목 분야의 매출이 6조1794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51.8%를 차지했다.

이들 외에도 해외 매출을 발판으로 위기 속에서 돋보이는 실적을 낸 대형사도 많다. 국내 건설업계에서 수주부문 1위를 차지한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전년보다 3조316억 원 늘어난 14조4047억 원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포스코건설은 해외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 2010년 수주금액인 4조8976억 원보다 65%가량 늘어난 8조926억 원(전체 수주액의 56%)을 해외에서 따왔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3조2708억 원을 수주하며 전년(11조6966억 원) 대비 13.5%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대우건설 역시 국내 7조8867억 원, 해외 5조3841억 원으로 해외수주가 크게 증가하면서 수주 성장을 견인했다.

2일 실적 발표를 마친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건설)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줄어들었지만 수주부문에서는 최대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984억 원으로 전년(4240억 원)보다 256억 원(6.0%) 줄었지만 총 수주액은 12조2735억 원으로 1조8894억 원 증가했다. 해외에서만 5조2198억 원을 수주함으로써 사상 최대 수주실적을 올렸다.

해외사업에서 강점을 가진 대형사들의 주가도 강세다. 송흥익 대우증권 연구원은 “유럽이나 중동지역에서의 위기국면이 완화되며 해외수주 물량이 증가하고 업황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건설업 명운을 해외매출이 쥐고 있는 만큼 해외공략 정도에 따라 업체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 건설담당 애널리스트는 “주택시장 부진으로 해외 부문을 강화하고 사업을 다각화한 기업의 경쟁력은 더욱 강화되는 반면 중소형 건설사는 경쟁력이 약화되며 양극화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국내 의존도가 높은 건설사들의 경우 주가 전망도 밝지 못하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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