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35세 과장, 계열사 CEO 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7일 03시 00분


■ 싸이더스FNH 새 대표에 이한대 씨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30대 ‘젊은 피’가 KT의 계열사 대표로 발탁됐다. 싸이더스FNH의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이한대 대표(35·사진)가 주인공이다.

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이 대표는 “직원 여덟 명뿐인 조그만 회사로 매출 규모도 대기업의 팀 단위에 불과하다”며 “갑작스러운 관심이 어색하기만 하다”고 멋쩍게 웃었다.

이 대표를 수장으로 맞은 싸이더스FNH는 1995년 싸이더스와 우노필름을 전신으로 설립된 영화 제작투자사이다. 싸이더스는 ‘살인의 추억’과 ‘말죽거리 잔혹사’ 등의 히트작을 내놓으며 2000년대 한국영화 전성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합병된 뒤 KT에 편입된 이후로는 ‘타짜’ 외에 이렇다 할 화제작이 없었다. 콘텐츠 사업 육성에 관심이 있는 KT는 고심 끝에 그룹미디어전략1팀 과장이던 그를 대표로 발탁하는 깜짝 인사를 단행한 것.

파격적으로 대표에 내정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타짜 제작 당시 배급담당을 맡았던 것 말고는 큰 계기는 없는 것 같다”며 겸손해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영화 사이트 ‘CJ nKino’와 영화사 CJ엔터테인먼트, 컨설팅회사 엔플랫폼 등을 거치면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KT가 이 대표를 발탁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표는 나이가 관심의 초점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최근에는 영화계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자신보다 젊은 사람도 대표 자리에 오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것이 그 이유다. “나이보다 열정을 중요하게 봐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역량이 충분하지만 현실 문제로 안정적인 선택을 하려는 사람이 많다”며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열정만 있다면 기회는 주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아직 저는 성공했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당장은 타짜 시리즈를 제대로 준비해 좋은 성과가 나왔을 때 당당하게 성공했다고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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