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칼럼]살아남길 원하는가… 혁신 또 혁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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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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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영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우선 유럽발 금융위기가 발등의 불이다. 최악의 사태는 넘길 것 같다던 유로존 위기는 지속적으로 금융시장에 충격파를 주고 있다. 고환율 정책을 놓고 갑론을박하던 학계와 정치권은 모두 환율 급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금융위기만큼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이슈는 주로 정보기술(IT) 산업과 관련돼 있다. 휴대전화 산업만 살펴봐도 2011년에 눈에 띄는 사건들이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무결점 1위’라 불리던 노키아의 최고경영자 스티븐 엘롭은 2월 직원들에게 ‘불타는 플랫폼’이란 제목의 e메일을 보냈다. 그는 노키아를 불길에 휩싸인 석유시추 플랫폼에 서 있어 타죽을 수도, 얼음장 같은 북해의 물속으로 뛰어들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인 사람에 비유했다.

엘롭은 “더욱 당황스럽게 하는 건 우리가 적합한 무기로 싸우지도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아직도 단말기 시장 차원에서 세분해 접근할 때 경쟁사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개발자, 응용프로그램, 전자상거래, 광고, 검색,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위치기반서비스 등을 아우르는 생태계 전략으로 우리의 시장점유율을 빼앗아갔다”고 말했다.

모토로라는 8월 휴대전화 부문을 구글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그 직후 노키아 등 일부 휴대전화 제조사의 주가가 올랐는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수합병 대상이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는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 나왔다. 같은 달 HP는 휴대전화와 태블릿PC를 더는 만들지 않을 것이며 PC 사업 자체를 재고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각국에서 갤럭시탭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삼성전자는 맞소송을 제기했다. 자체 연구개발과 인수합병으로 특허를 다수 보유한 MS와 오라클도 이미 특허를 무기로 경쟁사 공격을 시작한 터였다. 온라인 유통 및 콘텐츠 분야 강자인 아마존은 저가 태블릿PC를 출시해 시장을 뚫고 들어왔다. 애플의 신화를 만든 스티브 잡스의 사망 소식은 애플의 주가를 폭락시키고 경쟁사의 주가를 올렸다.

잡스는 생전에 한 연설에서 “Stay hungry, stay foolish(항상 갈망하면서 항상 굳건하게 나아가라)”는 말을 남겼다. 한 가지 사업만을 한 가지 방식으로 추구한 적이 없었던 그가 지켰던 원칙이 있다면 바로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었다. 산업 간 경계마저 무너지는 초경쟁 시대에 그의 명언은 더욱 빛이 난다.

한인재 미래전략연구소 경영교육팀장
한인재 미래전략연구소 경영교육팀장
“사람들은 경제위기에 파묻혀 패러다임 변화를 놓치고 있다.”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 고유가, 경기침체라는 삼중고 속에서도 회사를 급성장시킨 에미레이트항공 사장 팀 클라크가 한 말이다. 세계 금융시장으로부터의 충격은 대규모 자연재해처럼 누구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금융위기 대응에만 매달려 패러다임 변화를 놓친다면 게임의 규칙을 바꾼 혁신 기업들에 의해 사업 기반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문제는 어디서 이런 경쟁자들이 나올지 모른다는 점이다. PC, MP3플레이어 회사라 알고 있던 애플은 2008년 금융위기를 뚫고 스마트폰 생태계의 지배자로 떠올랐다. 패러다임 변화는 산업 간 경계마저 무너뜨리며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온다. 금융위기만큼, 혹은 그보다 더 혁신 전쟁이 무서운 이유다.

한인재 미래전략연구소 경영교육팀장 epicij@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91호(2011년 10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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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P ‘이해관계자 참여전략’

▼ MIT Sloan Management Review


세계적인 의류 제조 업체 갭(GAP)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종종 제3세계 현지 공장 노동자들의 저임금, 과도한 초과 근무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경영진은 이해관계자를 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존재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발생하고 과정의 진행 자체가 더딜 때도 많지만 이해관계자의 참여는 기업의 경제적 성과에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다.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는 갭이 이해관계자 참여 전략을 어떻게 발전시켰는지를 자세히 소개했다. 갭의 사례를 통해 성공적인 이해관계 참여 전략을 위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보다 나은 자본주의를 위해선

▼ Harvard Business Review


금융위기와 그 여파로 불거진 기업에 대한 대중의 반감, 높은 실업률, 빈부 격차 심화 등의 문제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새로운 자본주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도미니크 바턴 매킨지&컴퍼니 글로벌 회장은 이 글에서 보다 나은 자본주의를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제시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것은 단기성과에 집중하는 ‘분기 자본주의’에서 장기성과에 주목하는 ‘장기 자본주의’로의 이동이다. 이를 위해서는 동기유발 방식 및 조직 구조를 재편하고 직원과 협력업체, 고객, 지역사회 등 모든 주요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증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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