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성+연비+디자인’ 3박자 겸비… ‘해치백 무덤’ 깨고 젊은층서 인기
신형 프라이드 계약절반이 ‘5도어’
기아자동차 신형 ‘프라이드 5도어’
세단 아니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양분됐던 자동차의 ‘뒷모습’이 다양해지고 있다. 해치백과 왜건 차량이 속속 선보이면서 독특한 형태로 뒷모습을 단장한 차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 해치백과 왜건은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해치백은 트렁크 부분이 없거나 좁고 뒷좌석을 접으면 짐을 적재할 수 있다. 반면 왜건은 뒷좌석과 트렁크를 길게 늘여 넓은 트렁크 공간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 실용성에 디자인까지
최근 신형 ‘프라이드’를 내놓은 기아자동차의 데이터는 현대·기아차 내부에서도 화제였다. 프라이드는 4도어와 5도어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됐는데, 10월 첫째 주까지의 계약자 중 해치백인 5도어를 선택한 비율이 약 49%에 이르렀기 때문. 이에 대해 기아차 관계자는 “사실상 4도어와 5도어가 1 대 1인 비율은 내부적으로도 놀라운 수치”라며 “해치백이 인기가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국내 시장은 ‘해치백의 무덤’이라고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독특한 디자인 때문에 보수적인 국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것. 그러나 최근 실용성, 성능, 디자인의 3박자를 겸비한 해치백 모델이 늘어나면서 도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발표한 신형 ‘i30’와 ‘i40’도 각각 해치백과 왜건이다. 또 신형 ‘엑센트’ 역시 ‘엑센트 위트’라는 별도의 모델명으로 5도어 해치백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는 “i30의 경우 세련된 스타일에 넓은 실내공간까지 확보한 유럽형 해치백으로 국내 시장에서도 충분히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올해 현대차가 선보인 가장 독특한 디자인의 ‘벨로스터’ 역시 과거 다른 국내 완성차 모델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뒷모습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공격적으로 신차를 선보이고 있는 한국GM도 ‘크루즈 5’와 ‘아베오’ 해치백 모델을 선보였다. 크루즈 5는 400L 용량의 트렁크에 뒷좌석 분할 폴딩 기능까지 갖춰 화물 적재 능력을 극대화했다. 또 동급 최대 전폭으로 성인 5명이 여유 있게 탈 수 있는 공간도 확보했다.
한국GM은 “과거 해치백 모델들이 실용성에 좀 더 비중을 뒀다면 최근 선보이는 해치백 모델은 세단 못지않은 디자인을 갖춘 것이 특징”이라며 “크루즈 5 역시 후드에서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유연한 라인에, 측면 볼륨감과 역동적인 스타일을 담은 디자인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GM 관계자는 “공간이 넓고 후면이 짧아 주차하기에 쉽다는 해치백 본연의 특징에 세단 못지않은 역동적인 디자인까지 결합돼 크루즈 5와 아베오 해치백 모두 젊은층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비도 수준급
수입차 가운데 ‘해치백 바람’을 선도한 곳은 단연 폴크스바겐이다. 폴크스바겐의 글로벌 베스트 셀링 모델인 ‘골프’가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젊은층의 해치백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진 것. 골프 2.0 TDI는 올해 9월까지 1458대가 팔려 올해 수입차 판매 순위 7위를 기록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실용적이고 감각적인 디자인에 연료소비효율까지 높은 것이 인기의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골프 2.0 TDI는 L당 17.9km, 1.6 TDI 블루모션은 L당 21.9km의 연비를 자랑한다. 여기에 ‘딱정벌레’라는 애칭으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폴크스바겐의 ‘뉴 비틀’ 역시 다른 차량과 완전히 차별화된 독특한 뒷모습을 가지고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의 대표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 역시 뒷모습이 남다르다. 프리우스는 효율을 중시하는 하이브리드답게 바람의 흐름을 고려한 공기 역학적 디자인을 갖췄다. 한국토요타는 “전면과 후면에 범퍼 모양의 ‘에어로 코너’를 채택해 고속 주행 시 공기저항 성능과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해치백의 인기와 관련해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단순히 해치백이라는 이유만으로 인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 연비 등 또 다른 장점이 있기 때문에 최근의 해치백 바람이 부는 것”이라며 “국산차의 경우 신차를 출시할 때 세단과 해치백을 함께 내놓는 사례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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