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고급외제차 대거 침수…車 피해 6000여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8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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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간 기록적인 폭우로 차량 피해가 속출해 6000대 가까운 차량의 사고가 신고됐다. 더구나 강남 지역에 즐비한 고급 승용차가 대거 침수된 것으로 알려져 손해보험사들이 손해율 악화 걱정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시중은행 역시 비가 집중적으로 내린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97개 지점이 정전이나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으며, 38개 증권사 지점도 비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곤파스' 이후 최대 차량 피해=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6일부터 사흘간 이어진 폭우로 이날 오후 3시 현재 5839건의 자기차량 침수 사고 신고가 들어왔다.

차량 침수 사고는 이달 들어 6627건에 달한다. 지난해 9월 태풍 `곤파스'로 차량 침수 사고가 1만1198건 접수된 이래 월별 사고 건수로는 가장 많다.

금감원 보험감독국 박종수 팀장은 "자기차량손해 보상에 가입한 차량을 기준으로 집계했다"면서 "아직 경황이 없어 신고하지 못한 사람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여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침수 사고에 따른 피해보상 규모는 지난해 태풍의 영향을 능가했다. 이번 폭우로 손보사들이 지급하게 될 피해보상액은 현재 접수된 사고를 기준으로 403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금감원은 추산했다. 이달 누적 보상액은 440억원이 된다.

이는 지난해 9월 피해보상액 357억원을 웃도는 금액이다. 당연히 손보사의 손해율, 즉 고객이 낸 보험료 중 보험금으로 지급되는 비율은 치솟을 수밖에 없다.

금감원은 이달 중 손보업계 평균 손해율이 4%포인트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80.3%로 사상 최고의 손해율을 기록, 자동차보험에서 1조원 넘는 적자를 냈던 업계는 올해 손해율이 70%대 초반으로 안정되자 안도했으나 다시 비상이 걸렸다.

◇"하필 고급차 많은 강남에…" 업계 울상=
손보업계가 특히 울상을 짓는 이유는 이번 폭우가 외제차를 비롯한 고급 승용차가 많은 강남 지역에 집중된 탓이다.

업계는 폭우 피해가 가장 심각한 강남 지역에서 벤츠, BMW, 렉서스 등 대당 가격이 1억원을 넘는 고급 외제차의 침수가 속출해 보상액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삼성화재 가입차량의 경우 27일 하루 강남지역 등에서 침수된 외제차가 120대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폭우로 침수된 외제차가 400대를 훨씬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폭탄'으로 불릴 정도로 짧은 시간에 강수량이 집중돼 상당수 지역에서 차량 지붕까지 물이 차오르는 피해가 발생한 점도 악재다. 이런 차량은 엔진까지 침수돼 수리비만 수백만원이 들기 때문에 아예 폐차시키고 보험가입한도 내에서 보상액을 받아내는 `전손처리'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이번 폭우로 인한 대당 보상액이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폭우 침수 차량의 대당 보상액은 평균 1000만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손해율이 안정되면서 경영개선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이번 폭우로 타격이 적지 않다"며 "8~9월에 태풍까지 온다고 하니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97개 은행 지점, 38개 증권사 지점도 피해=
금감원은 폭우로 7개 시중은행의 영업점 가운데 97개 지점이 정전, 침수 등의 피해를 봤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23개 지점은 전날 아예 영업이 중단됐으며, 일부 지점에선 인근 건물이 무너져 직원과 고객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마저 빚어졌다.

이날 오후 들어 은행 지점은 모두 피해 복구를 마치고 영업을 재개했다. 지급결제 시스템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전산센터는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일반은행검사국 장병용 팀장은 "추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어 계속 살펴보겠다"며 "피해가 발생한 은행은 각자 비상계획에 따라 신속히 대응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19개 금융투자회사의 38개 지점도 폭우로 정전, 침수 등의 피해를 당했다가 복구됐다. 한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스마트폰을 이용한 거래시스템 서비스가 한때 중단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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