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 동반성장위, 납품단가 후려치기 조사… 현대차 “어느 협력업체가 발설했나” 색출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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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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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에 앞장선 것처럼 보이던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납품단가 인하 사실을 단독 보도한 본보 6월 3일자 B1면 기사.
동반성장에 앞장선 것처럼 보이던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납품단가 인하 사실을 단독 보도한 본보 6월 3일자 B1면 기사.
최근 협력업체 납품단가를 일방적으로 깎아내린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이어 동반성장위원회도 조사에 들어갔다.

▶본보 3일자 B1·4면 참조
B1면 동반성장 앞장서 외치던 현대·기아차… 1차 협력업체 납품…

B4면 현대·기아차 납품가 후려치기에 뒤통수 맞은 협력업체들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협력업체들을 상대로 납품단가 인하 사실이 유출된 경위를 조사하고 나서 협력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동반성장위는 이날부터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현대·기아차가 납품단가를 부당하게 내렸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에 앞서 공정위 기업협력국 직원들은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와 강남구 역삼동 현대모비스 본사 구매총괄본부를 방문해 납품단가 부당 인하 조사를 벌이고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

자동차업계의 납품단가 낮추기는 원래 협력업체와의 계약서에도 명시돼 있는 등 계획이 미리 세워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 납품단가 인하는 예정에 없던 것이어서 부당 인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 측은 “협력업체의 납품단가는 인하 요인이 있으면 언제든지 인하를 할 수 있도록 계약서에 명시돼 있다”면서 “인하 여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본보 보도 이후 1차 협력업체 400여 곳 중 실제로 납품단가를 내린 곳을 대상으로 납품단가 인하 발설자 색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경로로 납품단가 인하 사실이 유출됐는지 알아보고 있는 것.

이와 관련해 현대차의 2차 협력업체 관계자는 “협력업체의 품목이나 위치, 납품단가 할인 정도 등 사소한 것만 보도돼도 원청업체에서 해당 업체를 찾아낸다”며 “요즘 협력업체들은 죽은 듯이 납작 엎드려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협력업체 관계자도 “동아일보와 접촉했는지 확인 전화가 왔었다”며 “납품단가 인하와 관련해 아무런 말도 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납품단가 인하는 협력업체와의 협의 아래 정해진 계획과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면서도 “혹시 납품을 받는 담당자가 실적을 올리기 위해 개인적으로 과욕을 부린 사례가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3월 말 대기업 중 처음으로 1585개 협력업체와 동반성장 협약식을 갖는 등 그동안 동반성장에 충실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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