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페루 광구 비상… 좌파 대통령 당선으로 ‘자원국유화’ 실행여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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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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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公도 현지 석유기업 인수… “큰 변화 없을것” 전망속 긴장
페루주가 20년만에 최대폭락

5일 치러진 페루 대선에서 좌파 진영의 오얀타 우말라가 당선되자 현지에 진출한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기업이 긴장하고 있다. 우말라 당선자는 대선 캠페인에서 “집권 시 외국기업이 독점한 광산업을 재분배하고 그간 페루가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원점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우말라 당선 소식이 전해진 6일(현지 시간) 페루 주가는 20년 만에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주가 폭락은 광산업 관련 주식이 주도했다. 우말라가 집권하면 초과이득세 부과 등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페루 리마의 KOTRA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 관계자는 7일 통화에서 “좌파 정권은 자원 국유화에 대한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페루 자원에 투자한 해외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최근 한국 지사 및 상사, 대사관 관계자가 모인 자리에서도 우말라 집권 이후 어떤 상황이 펼쳐질 것인지 걱정 섞인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페루에서 가장 활발하게 사업을 펼치는 국내 기업은 SK와 한국석유공사다. SK는 2006년 페루 대선 때에도 ‘에너지 자원 국유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우말라 후보가 낙선하자 한 차례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페루를 남미사업 추진의 핵심 지역으로 꼽는다. SK 최태원 회장은 2006년 대선에서 당선된 알란 가르시아 대통령과 그동안 4차례나 만났다.

SK이노베이션은 1996년 원유가 생산되는 페루 8광구의 지분 8.33%를 매입하면서 남미지역 자원 개발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어 2000년 페루 카미시아 광구의 지분 17.6%를 확보해 2004년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SK는 카미시아 광구에서 우리나라가 600일간 쓸 수 있는 가스와 50일분의 원유를 확보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6월 페루 리마에서 연간 440만 t을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준공식도 열었다. 페루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액화시켜 LNG로 판매까지 하는 생산체계를 갖춰 ‘남미에 설립한 또 하나의 SK이노베이션’이라 불린다.

한국석유공사는 2009년 페루 해상광구의 75%를 갖고 있는 페루 제3위 석유기업을 인수해 하루 생산량 1만2000배럴을 확보했다.

SK이노베이션의 공식 의견은 “우말라 당선자가 중도좌파로 노선을 바꿔 현 대통령과 정책상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새 대통령이 기존의 자원 개발 국책사업 방향을 틀려면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집권당 비중이 30% 정도에 불과해 기존 정책기조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루는 은 매장량이 세계 1위, 아연 구리 주석이 3위, 석유 38위, 가스 42위인 자원 부국이다. 한국이 1994년부터 2010년까지 페루에 직접 투자한 액수는 15억6000만 달러이며, 이 중 광물·에너지 분야에만 13억7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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