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st]현대차 ‘제네시스 3.8GDI’

  • 동아일보

성숙해진 엔진… 정숙해진 실내

현대자동차의 2012년형 ‘제네시스’는 겉모습보다 알맹이가 많이 바뀌었다. 새로운 엔
진과 자동변속기는 제네시스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의 2012년형 ‘제네시스’는 겉모습보다 알맹이가 많이 바뀌었다. 새로운 엔 진과 자동변속기는 제네시스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2012년형 ‘제네시스 3.8GDI’는 한층 성숙해졌다. 디자인이 약간 바뀐 이번 모델은 동력성능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배기량은 같지만 연료직분사방식(GDI)엔진을 도입해 최고출력이 290마력에서 334마력으로, 최대토크도 37kg·m에서 40.3kg·m로 올랐다. 게다가 8단 자동변속기까지 더해졌다.

그 덕분에 가속감이 크게 향상됐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을 측정한 결과 6.5초 정도가 나왔다. 기존 모델은 7초였다. 0.5초의 차이지만 피부로 느껴지는 가속감은 그 이상이다.

실내도 더 정숙해진 느낌이다. GDI엔진은 본래 소음이 심한 편인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방음대책을 잘 세운 듯하다. 그 덕분에 엔진음뿐만 아니라 외부소음까지 잘 차단되는 듯하다. 이번 모델에는 19인치 휠이 도입됐는데, 승차감이 나빠졌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더 편안해졌고 타이어 소음도 기존 모델보다 줄었다. 시속 120km 정도로 고속도로를 정속주행하면 부드럽게 미끄러지는 기분이 일품이다. 독일산 중형세단 부럽지 않았다. 시속 160km까지 올려도 풍절음이 별로 들리지 않고 차체의 거동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한국 자동차기술의 발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부드러운 승차감과 더불어 커브 길을 돌아나갈 때 차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롤링’ 현상도 크지 않고 차가 운전대를 움직이는 것에 반응해서 따라오는 감각도 적당해 나름대로 운전하는 맛도 있다.

서울에서 전남 영암 F1 경기장까지 현재 메르세데스벤츠 ‘S500’을 운행하고 있는 동료 레이서와 번갈아가며 운전을 했는데 그는 “한국차의 기술 수준이 이 정도로 발전한지 몰랐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시속 160km 이상에서의 초고속 안정성은 아직 조금 더 발전시켜야 한다. 연료소비효율은 서울시내 주행 시 L당 7km, 고속도로 12km 정도가 나왔다.

아쉬운 것도 몇 가지 있었다. 전자장치들이 안정화되지 않았다. 한 번씩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통합 엔포테인먼트 시스템이 5분 정도 있어야 켜지는 에러가 발견됐다. 그때는 후방카메라도 작동하지 않는다. 메모리시트도 간혹 맞춰놓은 상태로 복귀가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전기·전자적인 에러의 수리는 까다로운 편이어서 운전자에게 스트레스를 주기도 한다. 공조장치 공기토출구의 바람소리가 2단으로만 맞춰도 커지는 점도 개선하면 좋겠다. 실내가 조용해진 만큼 송풍 소리를 줄이는 노력도 해야 한다. 가속페달의 섬세함이 떨어져 엔진 출력을 조절하기가 까다로운 점도 개선하면 좋겠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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