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만족’ 넘어 ‘직원 만족’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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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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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샵, 구내식당서 채소 재배… LGD, 마사지 프로그램 운영… LG CNS, 직원용 카페 오픈

GS샵 구내식당 ‘자반’에 자리 잡은 실내 유기농 채소 농장 ‘채림’(왼쪽). GS샵 제공 스포츠마사지로 피로와 스트레스를 푸는 LG디스플레이의 ‘에너지 스테이션’(가운데). LG디스플레이 제공 맛있고 값싼 커피를 즐기며 동료와 소통할 수 있는 LG CNS의 카페 ‘행복마루’(오른쪽). LG CNS 제공
“회사 식당을 카페테리아식으로 해주세요. 점심, 저녁까지 회사에서 해결하는 날엔 ‘내가 이렇게 먹고 살려고 돈버나’ 싶어요.”(GS샵 사내 커뮤니티 게시판)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GS강서타워 지하 1층에서 10년이 넘도록 직원들을 맞은 구내식당이 완전히 새 모습으로 탈바꿈해 21일 문을 열었다. 짭조름한 자반처럼 회사생활의 맛을 더해준다는 뜻을 담은 ‘자반’이라는 이름도 새로 얻었다. 이곳은 단순히 식사를 제공하는 공간이 아니라 소통과 충전을 할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을 표방한다.

전우정 기업문화팀 대리는 “세련된 인테리어에 걸맞게 음식 맛도 한결 좋아져 자주 이용한다”며 “식당 옆 북카페와 탁구대도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이용하는 직원들로 항상 만원”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식당 한쪽에 유기농 채소를 재배하는 ‘채림(菜林)’을 마련해 여기서 수확한 채소를 샐러드 등에 재료로 쓴다. 실내 텃밭으로의 기능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업무공간 가까이에서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라 직원들에게 인기가 높다. GS샵 직원들은 세 끼 식사는 물론 간식까지 무료로 제공받는다. 협력업체 직원들도 무료로 식사할 수 있다. GS샵 관계자는 “행복한 식탁에서 아이디어가 샘솟는 법”이라며 “임직원 간 소통이 활발해지고, 회사에 대한 자긍심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고객 만족’만큼 ‘직원 만족’에도 신경을 쓰는 회사가 많아지고 있다. 직원들이 출근하고 싶어 하는 직장, 즐거운 직장을 만들기 위해 고심한다. 회사에서도 ‘잘 먹고, 잘 쉬는’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돼야 직원들이 자발적, 창의적으로 일한다는 것이다.

LG그룹 계열사들도 일과 휴식의 조화를 꾀하기 위해 하나둘 충전 공간을 조성해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직원들의 스트레스 해소 및 피부 미용을 위한 마사지실을 마련했다. 경기 파주공장의 ‘에너지 스테이션’에는 안마의자, 피톤치드 및 산소 발생기를 비치했다. 방진장갑, 납땜작업으로 손상된 피부를 보호하기 위한 손 마사지 기구도 있다. 경북 구미공장은 야간 근무자들을 위한 ‘새벽 무기력 타파’ 마사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매일 아침 서울 용산 본사와 파주 및 구미공장에서는 각종 곡물로 만든 선식과 방울토마토, 사과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LG CNS는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 회현동 본사 1층 접견실을 없애고 직원용 카페 ‘행복마루’를 열었다. 이 카페는 커피와 웬만한 음료가 모두 1000원대로 싸다. 가장 비싼 생과일주스도 1800원. 이 회사 관계자는 “맛있는 커피를 싸게 즐기는 것은 물론 다른 부서의 직원들과 쉽고 편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카페 옆에는 ‘닌텐도 위’와 테이블 축구 게임기가 있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

CJ E&M 6개 계열사가 입주한 서울 마포구 상암E&M센터 로비에는 노래방도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젊은 직원들은 자유와 재미를 추구하고 개인적인 가치와 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며 “‘혁신적 근무환경’은 일하고 싶은 기업의 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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